지난 7월 임진한 프로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기초부터 배우고 있는 전이경은 날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실전 라운드를 반복하며 혹독한 과정을 밟고 있다. 하지만 골프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만끽하고 있다며 즐거워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에는 방송 해설가로 입문했거나 이번 시드니올림픽을 계기로 마이크를 잡는 사람들도 있다. 먼저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30)는 KBS 해설위원으로 일찌감치 방송계에 데뷔한 케이스. 황영조는 방송뿐만 아니라 은퇴 후 육상계 밖에서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카레이서, 드라마 출연, 스킨스쿠버와 열기구 도전, 해외 산악 등정 계획에다 얼마전엔 신당 창당 발기인으로 변신했고 최근엔 LG홈쇼핑과 스포츠 운동기구 코너의 호스트를 맡는 조건으로 연봉 1억원에 계약을 체결, 관심을 모았다. 이미 고려대 대학원 체육학과 석사 학위를 마친 그는 올해 말 박사과정을 밟을 예정.
양궁 대표선발전에서 아깝게 탈락, 눈물을 쏟았던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의 이은경(28·한국토지공사)도 KBS를 통해 해설가로 변신했다. 이은경이 활이 아닌 마이크를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 딱딱한 이론 위주의 해설보다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심리 상태와 게임 운영 방법 등을 상세히 풀어나가는 해설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현재 한국토지공사 플레잉코치로 활동하고 있지만 선수 생활은 이미 접은 상태. 오는 10월 전국체전에서 소속팀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한 다음 국내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내년엔 유럽 투어를 시작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며 후배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이은경은 “누구처럼 올림픽 3관왕까지 차지한 후 다시 현역에 복귀, 후배들과 경쟁을 벌이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메달리스트 커플인 유도의 김미정(금메달·29)과 김병주(동메달·32)는 각각 MBC와 KBS에 나란히 해설가로 등장,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병주는 이미 96애틀랜타올림픽 때부터 방송 해설가로 활약했지만 김미정은 이번 시드니올림픽이 해설가로선 데뷔전이다. 그동안 용인대 전임강사와 여자코치, 국제심판으로 맹활약을 펼친 김미정은 해설가로서 합격 판정을 받으면 방송 쪽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이영미/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