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과천마당극제가 열리고 있는 2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 과천청사 앞 잔디큰마당에서 만난 남은숙씨(39·주부·과천시 부림동 주공 8단지)는 마당극제가 있어 과천에 사는 즐거움이 두 배는 더 크다며 자랑이 한창이다. 남씨는 “가벼운 옷차림에 집밖을 나서면 온통 공연장”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 주부들에게 야외에서 벌어지는 마당극만큼 좋은 구경거리도 없다”고 말한다.
남씨의 요즘 일과는 마당극 공연 스케줄을 확인한 뒤 선형(12) 선호(4) 두 딸과 함께 잔디큰마당으로, 중앙공원으로, 시민회관강당으로 공연을 보러다니는 일. 오전에 공연 한 편 관람하고 먹을거리 장터에서 대충 점심을 때우고 나면 또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공연 두 세편을 더 보고 나면 어느새 하루해가 훌쩍 지나가버린다. 과천시민에게는 무료티켓이 나오기 때문에 돈 걱정도 없다.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이웃집 아줌마들이다. 지영이 엄마, 해나 엄마, 민호 엄마 등….
1회 마당극제부터 지켜봐 온 그는 “가을이 오면 나뿐만 아니라 이웃들도 모두 마당극제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과천마당극제가 과천시민만의 축제는 아니다. 마당극제 조직위측은 행사기간인 2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0만명이 구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과천시 인구 7만여명의 세 배에 가까운 인파. 과천마당극제가 이제 수도권 지역의 중요한 축제로 자리잡은 셈이다.
이날 마당극제 행사장 주변은 온통 징소리 꽹과리소리, 애드벌룬, 곳곳에 나부끼는 행사깃발 등으로 축제분위기가 넘쳐났다. 많은 인파가 공연장 이곳 저곳을 옮겨다녔고, 공연을 앞둔 무대 위에서는 연극인들과 노래패 등이 연습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였다.
남씨는 그러나 “올해는 국내외 초청작 수준이 다소 떨어지고 내실이 부족한 것 같다”며 “조직위에서 좀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과천〓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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