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57kg급 정재은은 한국의 첫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남자 68kg급 신준식은 은메달의 분루를 삼켜야했다. 정재은은 80년1월11일생, 신준식은 같은 해 1월13일에 태어나 생일이 이틀 차이인 동갑내기.
97년 홍콩 세계선수권, 98년 아시아선수권 우승자인 정재은은 트란(베트남)과의 결승전에서 발차기 공격을 앞세워 3득점했고, 종료 12초를 남기고 상대에게 발차기 득점을 내줘 3―1로 경기를 마쳤다. 두 선수 모두 경고 2개씩으로 감점 1점씩을 받아 최종 결과는 2―0. 정재은의 결승전 상대인 트란은 베트남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돼 정재은 못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사실 정재은은 비교적 수월하게 결승전을 치른 셈. 오히려 금메달 행보의 최대 고비는 하미네 바킨(터키)과의 두번째 경기였다. 95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바킨의 뒤돌려차기 공격에 고전한 정재은은 3―2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뒀고 난적을 물리친 이후 금메달까지 내달았다. 정재은은 “바킨의 힘에 밀려 자칫 경기를 내줄 뻔했다”고 어려웠던 순간을 되짚었다.
반면 신준식은 1회전에서 칼리스칸 툰케이(오스트리아)를 7―3, 2회전에서 아슬란베크 지티예프(러시아)를 9―1로 꺾는 등 초반 상대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했으나 결승전에서 1m73인 자신보다 12㎝나 큰 로페스를 맞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먼저 1점을 따냈다가 경고 누적으로 1점을 감점 당한 신준식은 3라운드에서 로페스의 공격에 얼굴을 맞아 0―1으로 패했다. 신준식은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겠다”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시드니〓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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