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남북한 투기종목 ‘새싹 기근’ 한숨

  • 입력 2000년 10월 2일 19시 13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쓸만한 재목이 안보인다”

한국의 올림픽 금메달 ‘효자종목’으로 불리는 투기종목 지도자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다.

이미 복싱은 10여년전부터 꿈나무들이 아예 씨가 말랐다.유도 레슬링도 마찬가지.유도 남자 국가대표 박종학감독은 “5,6년전부터 아이들이 힘든 운동을 아예 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또한 쓸만한 아이들은 부모가 말리거나 방향선회를 하기 일쑤라는 것.

그 결과로 인한 세대교체 실패가 시드니올림픽 유도 노골드로 나타났으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자유도 같은 경우 오죽했으면 은퇴했던 조민선 정성숙을 다시 복귀시켰을까.

레슬링도 ‘걱정이 태산’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엄청난 훈련량으로 부진을 면했지만 언제까지 심권호 등 몇몇에만 의지할 수 있을까.

건국대 마라톤팀 황규훈감독은 “방방곡곡을 다 돌아 다녔지만 황영조 같은 재목은 그만두더라도 좀 괜찮은 아이를 찾기도 힘들다”고 말했다.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힘들게 뛰려 하느냐는 것.그는 한국마라톤이 10여년 동안 오직 이봉주 한사람에게 의지해온 것은 그 뒤를 잇는 재목이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꿈나무가 부족한 것은 북한도 마찬가지다.그러나 이유는 한국과 다르다.북한의 한 구기종목 감독은 “요즘 아이들은 체격이 작아 쓸만한 애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것은 최근 수년간 식량난으로 인한 발육부진에 그 영향이 있는 듯이 보인다. 북한이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 체조 배길수 레슬링 강영균 등 노장들을 내보내 노골드에 그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양궁과 사격은 꿈나무 육성에 성공 사례로 꼽힌다.여고생 윤미진(17) 강초현(18)이 좋은 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은퇴를 준비중인 선수는 여자핸드볼 오성옥(28) 남자체조 여홍철(29) 여자유도 조민선(28) 정성숙(28) 남자역도의 김태현(31) 등 줄을 잇고 있다. 과연 이들의 빈자리를 누가 메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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