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동아닷컴 네티즌 선정 올림픽 10대 스타

  • 입력 2000년 10월 3일 19시 19분


'N세대 미녀 총잡이' 강초현이 네티즌이 뽑은 시드니올림픽 최고스타에 등극했다. 올림픽 기간중 동아닷컴 올림픽 게시판엔 수많은 의견들이 올라왔다. 메달을 딴 '영웅'에겐 박수를 보내고 메달을 놓친 선수들에겐 격려의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또 푸근한 '인간드라마'엔 감동의 글이 빼곡히 쌓였다. 동아닷컴 네티즌이 선정한 올림픽 10대스타를 소개한다.

▲1위 '초현애인만 300여명?' …사격 은메달 강초현▲

동아닷컴 네티즌 선정 시드니 올림픽 최고의 인기선수는 단연 사격 은메달 강초현. 초현애인, 초현사랑, 초현초현, 초현팬 등의 닉네임을 가진 독자들도 부지기수.

“강초현 팬클럽 모집”(초현초현초현), “우리 초현이 잘했어요”(초현에미), “강선수의 목에 걸린 은메달은 충분히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허유래) 등등 독자글들은 300여개에 이른다.

사격할 때 프로다운 모습, 눈물짓는 여고생의 모습, 넘치는 관심을 부담스러워할 줄 아는 소녀의 모습을 가진 강초현은 정말 독자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녀’.

한가지 아쉬운 것은 상당수 독자들이 ‘초연’이라고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초연누나’를 외치는 누나부대들이여. 이제는 ‘초현누나’를 외칠 때입니다.

▲2위 '허감독에게 격려를'… 올림픽축구팀 감독 허정무 ▲

한국축구가 8강진출에 실패하면서 경기 평가와 함께 독자들에게 강초현 다음으로 가장 관심을 많이 받은 사람은 선수가 아닌 허정무감독.

올림픽 8강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하겠다는 허감독의 발표 이후 이를 반대하면서 허감독을 위로하는 글들이 상당수.

'한국축구의 문제가 감독이 바뀐다고 해서 바로 변화한다면 한국축구는 벌써 유럽 수준이 되었을 거다(신규현)'라는 등의 의견과 함께 '모두들 알다시피 허감독이 유임…도무지 뭐하자는 꿍꿍인지 모르겠다(비쇼베츠)' 등 허감독 거취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3위 '어떻게 준비해 온 올림픽인데'… 마라톤 이봉주▲

올림픽 개막 시기 게시판의 최고스타는 단연 이봉주였다. 한 네티즌의 '이봉주는 금봉주' 글은 마라톤에 쏠린 국민적 관심을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마라톤 월계관은 진정 하늘이 점지하는 것일까. 최상이 컨디션으로 임했던 시드니올림픽에서 이봉주는 그만 스페인 선수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손바닥이 찢어지고 엉덩이와 머리에 타박상을 입은 이봉주. 그러나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달렸다.

이에 네티즌들은 "끝까지 완주해줘서 감사합니다" "국민들은 이봉주씨를 사랑합니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4위 '악으로 깡으로'…장한 은메달 남자하키 선수단▲

역대 올림픽에는 청심환이 필요한 경기가 몇 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러한 명승부를 꼽는다면 단연 남자하키 결승전.

경기종료 7분전 두 골을 넣어 3:3 동점을 만들더니, 한 치의 양보없는 연장 전후반을 거쳐 필살의 승부타까지. 한국팀은 세계랭킹 1위의 네덜란드를 맞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럽기만 한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게시판에서 경기시작부터 끝까지 '사이버 생중계'를 펼친 독자와 "심장이 벌렁거려 죽을뻔했다"는 네티즌까지… 전용구장 하나 없는 설움을 딛고 발휘한 불굴의 투혼으로 하키에 대한, 주목받지 못한 종목들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낸 남자하키 선수단. 이들이 '동아닷컴 독자가 뽑은 시드니올림픽 스타' 4위.

▲5위 메달따러 가서 금칩만 따고 왔나? …동메달 야구드림팀▲

“연봉이 부족해서 연봉을 채우러 가셨군요. 잘하셨어요”(짱아), “코리아를 빛내고 오는 카지노 선수들 환영합니다.”(제이)

야구 드림팀의 카지노 파문. 독자게시물수로는 5위지만 독자비난대상으로 따지면 1위였다. 수많은 독자들이 이들을 비난하고 또 비난했다.

하지만 그들을 향한 동정론 또한 없지는 않았다.

“카지노에서 잠깐 쉴 수도 있죠.”(카지노), “드림팀에게 따뜻한 격려와 희망을 줍시다”(ever dream)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에 나가 카지노에 출입한 것이 과연 대역죄인지 기분전환으로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었는지는 독자의 몫.

▲6위 '인기는 화살을 타고' …남녀 양궁선수단▲

12년만에 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딴 남자팀, 개인전 금은동과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팀. 남녀팀 모두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하자 이를 환호하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중에는 세계신기록을 세운 '아줌마' 김수녕과 '귀여운 남자' 장용호에게 보내는 축하 메세지가 눈에 띄게 많았다.

'장용호선수의 활쏘는 모습이 우아해 눈을 뗄 수가 없었다(김미현)', '우리 학교(제주도)에 오빠 붐이 일었다(여나)' 등 강초현과 함께 외모로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장용호.

역시 선수도 실력있고 잘 생기기까지 하면 '금상첨화'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7위 '오심의 불명예를 안고'…야구 한미전 심판▲

한국선수단에 대한 소박한 격려글들을 물리치고 동아닷컴 게시판을 각종 욕설과 비방으로 물들게 했던 장본인. 오심이 없었으면 금메달도 가능했다는 예측은 차치하고, 로이터와 AP에서도 오심을 지적해 국민들을 더욱 아쉽게 했다.

'약소국의 비애'와 사라져가는 스포츠정신을 통탄하는 글부터 이를 딛고 보란듯이 더욱 선전해야 한다는 의지파 네티즌까지… 경기 직후 독자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공로를 인정받아 야구 한미전 1루심 베그(Paul BEGG·호주)와 3루심 카스틸로(Humberto CASTILLO·베네수엘라)가 '동아닷컴 독자가 뽑은 시드니올림픽 스타' 공동 7위를 차지했다.

▲8위 '부상의 고통을 불굴의 투혼으로'…레슬링 은메달 김인섭▲

"팔이 부러지더라도 최선을 다한후 매트에서 내려오라고 배웠어요."

권투였다면 흰수건을 던지고 싶을만큼 고통을 참는 모습이 안스러웠던 김인섭. 2번이면 끝날 예선전을 재경기까지 4번을 치르며 파란만장하게 결승에 오르자 손가락 두 개는 꺾여 힘을 쓸 수 없고 왼쪽 갈비뼈도 부상을 입은 뒤였다.

손등에 고인 피를 뽑고 진통제를 맞은 후 출전한 결승전. 약점을 알고 집중 공격하는 상대의 기술을 받아내며 소중한 은메달을 획득한 그의 모습에 온국민은 눈시울을 적시고야 말았다.

"내내 울면서 봤다"는 네티즌과 "영원한 팬이 되겠다"고 선언한 독자까지…

▲9위 '홀로 고독한 검객이여' …펜싱플뢰레 금메달 김영호▲

“김영호 선수. 10년이란 긴 세월동안 홀로 고독한 검객으로…앞으로 펜싱한국은 바로 김영호 선수 손에 달려있습니다.” (펜싱팬)

펜싱사상 첫 메달의 주인공 김영호 선수. 독자들이 김영호에게 보내는 찬사는 존경에 가까웠다. 그 동안 비인기 종목에 소홀했던 일종의 죄책감이었을까.

이들이 ‘김영호 반짝팬’이 아닌 영원한 펜싱팬으로 남길 바랄 뿐이다.

▲10위 '금빛 격려들' …체조 이주형▲

한국체조 간판스타 이주형 선수는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격려의 메세지가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은메달과 동메달에 그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듯. '은도 훌륭합니다. 금메달이었다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안나)' '이주형 선수의 경기는 아름다움의 극치였다(아쉬움)'등.

<신은 이희정 오세린 동아닷컴기자>nsilv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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