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월드컵에 이어 유로2000까지 석권하며 세계 축구의 정상에 오른 프랑스와 시드니올림픽 우승국 카메룬의 맞대결은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5일 프랑스 파리 생드니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카메룬이 사실상 세계 최강인 프랑스를 상대로 무승부를 이끌어 낸 것은 패트릭 음보마(30)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파르마에서 활약중인 음보마는 1m85, 85㎏의 거구. 하지만 유연한 몸놀림을 바탕으로 한 돌파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여서 상대 수비수들이 가장 방어하기 어려운 선수로 꼽힌다.
이날 경기에서도 음보마의 전광석화같은 움직임은 빛을 발했다. 프랑스는 전반 19분 미드필더 비에이라의 전진 패스를 넘겨받은 윌토드가 상대 골키퍼를 제치며 골문 오른쪽에 공을 정확히 꽂아 넣었을 때만 해도 승리를 확정지은 듯 보였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카메룬의 음보마가 피에르 워메의 스로인 볼이 상대 수비수들의 키를 넘어오는 순간 그림같은 오버헤드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후반 이후 전세는 완전히 역전됐다.
로랑 블랑, 디디에 데샹의 은퇴에다 플레이 메이커 지네딘 지단의 부상에 따른 결장으로 전력이 예전만 못해진 프랑스는 이후 카메룬의 조직적인 수비에 가로막혀 추가골을 넣지 못한 채 허둥댔다.
반면 카메룬은 ‘초원의 맹수를 잡듯’ 짧은 패스로 공격 범위를 좁혀 가며 프랑스 문전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결국 수많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카메룬이 역전골을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우승팀의 전력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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