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철옹성처럼 여성들의 접근을 불허하던 ‘금녀의 구역’ 할리파스타디움의 장벽이 마침내 무너졌다.
6일 열린 국제육상연맹(IAAF) 주최의 그랑프리파이널대회에서 매리언 존스(미국)등 여자선수들이 사상 처음으로 할리파스타디움의 트랙을 밟는 영광을 안았다.
그동안 이슬람교국가 특유의 관습상 여자선수들은 대중앞에서 유니폼을 입은 채 경기를 할 수 없었고 육상도 남성들만의 경기였다. 그래서 97년 중동에서는 처음으로 카타르가 주최한 그랑프리대회도 남자선수들만 참가한 반쪽짜리 대회로 치러질 수밖에 없었다.
이 장벽이 IAAF의 끈질긴 노력 끝에 4년만에 무너진 것. 97년 대회에 무려 200만 달러를 들여 린포드 크리스티, 부치 레이놀즈, 콜린 잭슨 등 당시의 특급 선수들을 대거 유치해 중동에서 육상붐을 조성하는데 성공한 IAAF는 이후 카타르육상연맹과 손잡고 정부를 설득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마침내 ‘여자선수들의 출전 허용’이란 값진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한편 모두 18명의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출전한 이날 경기에서 여자 창던지기 1인자인 트리네 하테스타드(노르웨이)가 65m86을 던지며 우승, 시즌 종합 랭킹에서 매리언 존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해 23만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시드니올림픽 3관왕인 존스는 100m에서 11초F의 기록으로 우승했지만 시즌 랭킹에서 2위에 그치며 15만달러를 받는데 그쳤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