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치 드래건스 이종범(30)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국내 복귀 가능성에 대해 “전혀 그럴 의사가 없다”며 분명히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야구천재’의 자존심 때문일까.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프로야구 복귀문제가 거론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그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내가 일본에서 야구를 잘 못한다는 얘기죠.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죽으나 사나 일본에서 승부를 낼 겁니다.”
한국팬의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 그렇지 이종범은 올해 나름대로 ‘쏠쏠한’ 성적을 거뒀다.
시즌 113경기에 출전해 414타수 114안타로 경기당 1개꼴로 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275. 114안타 가운데는 2루타 26개와 3루타 2개, 홈런 8개도 포함이 돼 있다. 58득점과 37타점에 도루 11개라면 분명히 ‘보통 이상’의 성적이다.
이종범은 “만약 2군을 오르내리지 않고 시즌 처음부터 1군에서 뛰었으면 좀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니치도 그를 인정하고 있다. 시즌을 마친 일본 용병들은 벌써 퇴출돼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종범은 15일부터 팀동료들과 함께 히루가미 온천욕, 이달말부턴 마무리훈련이 예정돼 있다. 이는 구단에서 재계약의사가 분명하다는 걸 뜻한다.
그는 중심타자로 활약해 왔던 고메스가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바람에 팀내 입지도 넓어졌다. 주니치 구단은 두명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물색중이지만 공수주가 모두 뛰어난 이종범만한 용병을 찾기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올시즌을 돌아볼 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그 역시 “시원섭섭하다”는 한마디로 올 시즌을 축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종범은 “지난해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으며 내년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한다.
98년 볼에 맞아 팔꿈치 수술을 한 ‘악몽’ 때문인지 몸쪽 공에는 아직 한국에서처럼 방망이가 시원스럽게 나가지 않지만 올해 바깥쪽 공략을 완전히 터득했다는 게 큰 성과.
30대를 넘어선만큼 겨울훈련동안 하체와 체력강화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이종범은 “내년엔 타율 3할과 30도루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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