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탁구공보다 지름이 2㎜ 큰 라지 볼(지금 40㎜)이 국제탁구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면서 세계 탁구계의 판도 변화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라지 볼을 사용할 경우 볼의 회전력과 스피드가 대폭 줄기 때문에 파워가 뛰어난 선수가 유리하다는 주장과 적응기만 거치고 나면 기존 상위랭커들이 여전히 위세를 떨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중국 양저우에서 15일 막을 내린 2000 월드컵대회 결과를 놓고 보면 일단 `변화파'가 힘을 얻었다.
시드니올림픽 단식 챔피언 공링후이(세계 1위.중국)와 준우승자 얀 오베 발트너(세계 5위.스웨덴)가 예선 탈락하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고 세계랭킹 4위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도 예선에서 떨어졌다.
반면 마린(세계 7위.중국)과 김택수(세계 12위.대우증권)가 나란히 우승, 준우승을 나눠 가져 공의 크기변화로 인한 혜택을 누렸다.
이에 대해 국가대표 감독을 지내기도 했던 고수배 신진공고 코치는 "볼이 2㎜커지는 데서 나타나는 변화는 엄청나다"며 "파워가 뛰어난 선수나 임팩트(볼을 때리는타이밍)가 정확한 선수가 힘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 감독은 "아울러 테이블에서 멀리 떨어져 공격하는 선수보다는 바짝 붙어 스매싱을 하는 선수들이 쉽게 점수를 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결과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시드니올림픽 감독이었던 윤상문 감독은 "톱랭커들이 올림픽이라는 대사를 치르느라 라지볼에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며 "톱랭커들은 볼의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갖추고 있어 멀지 않아 기량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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