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법성상고. 남녀공학으로 전교생 500명에 여학생은 300명이 조금 넘지만 체육관은 고사하고 변변한 농구 골대조차 없다. 하지만 맨땅에서 농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96년 창단된 농구부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전국대회 은메달을 따냈다.
평소 흙먼지를 마시며 훈련해온 선수들은 다행히 올초부터 학교에서 10㎞ 떨어진 영광원전 체육관을 빌려 근근이 훈련해 왔다. 그나마 심야에나 체육관 대관이 가능했지만 감지덕지할 수밖에 없었다. 전용 버스가 있는 다른 팀과 달리 숙소와 체육관을 오가는 수단은 오로지 ‘두 발’밖에 없었으며 연 1000만원의 지원금으로는 대회 출전조차 힘들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하루 10시간의 ‘지옥훈련’을 소화해낸 법성상고 농구팀은 5월 연맹회장기대회에서 감격의 우승을 연출하기도 했다.
법성상고 배오진 감독은 “주위에서 금메달을 따면 전용체육관을 지어준다는 얘기가 있어 더 열심히 했는데 안타깝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부산〓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