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씨름단과 신창 씨름단이 맞붙은 19일 음성장사 씨름대회 단체전 결승.
1―3으로 뒤지던 신창이 백두급 김봉구 차례에서 ‘상대 선택권’을 사용했다. 선택권은 단체전에서 두 판 이상 뒤진 팀이 대진순서에 관계없이 같은 체급의 상대 선수를 지명해 경기를 벌이는 것. 당연히 남아있는 상대 선수 중 가장 약한 선수를 지명해 ‘역전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사용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신창 권철상 감독이 원래 순서인 김동욱 대신 지명한 현대 선수는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 예전 같으면 감히(?) 꿈에도 그런 생각을 안 했겠지만 이날은 무릎 부상으로 쉬었던 이태현이 5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를 치른 날이라 경기감각이 무딘 그가 더 ‘만만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태현은 예선에서 LG 백웅규에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이태현은 권감독의 ‘기대’와 달리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결국 현대는 이태현의 승리에 힘입어 신창을 5―2로 꺾고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는 신봉민과 장윤호가 각각 신창의 손동원과 김선창을 꺾어 2―0으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2―1에서 다시 김용대와 이태현이 두 판을 내리 따내 여세를 몰아갔다.
이태현은 경기를 마친 뒤 “오랜만에 모래판에 오른 부담 때문에 첫 경기에서 졌다”면서 “그래도 상대팀이 선택권을 사용해 나를 지명했을 때는 약간 자존심이 상했다”며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음성〓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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