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투수는 타자를 속여야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주자는 루를 훔치며 벤치에선 상대의 사인을 훔쳐야 한다.그야말로 속고 속이는 재미(?) 가 야구의 매력중 하나.
19일 플레이오프전에서 순진한 삼성 이승엽이 거저 얻을 수 있었던 득점 하나를 까먹었다.삼성의 3회초 공격.2사후 연속 2루타로 2점을 뽑은뒤 주자 2루에서 타석에 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2-2에서 정민태의 공에 오른쪽 발등을 살짝 맞았다.
이승엽이 1루쪽으로 나가려는 순간 갑자기 2루에 있던 정경배가 맹렬히 돌진해 홈까지 밟았다.이승엽을 맞춘 공이 백네트까지 굴러갔는데도 몸에 맞았다는 김호인주심의 콜이 없어 인플레이 상태로 알았기 때문.이를 본 이승엽은 1루로 나가려다 말고 어정쩡하게 타석에 계속 서 있었다.
하지만 현대 포수 박경완은 강력하게 발에 맞았다고 항의했고 이승엽의 어설픈 연기를 알아챈 김주심은 뒤늦게 히트 바이 피치드볼 을 선언,2루주자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이승엽도 순순히 시인하고 1루에 걸어나갔다.
삼성은 이후 4번 프랑코가 범타를 쳐 결국 추가득점에 실패했다.이승엽의 연기력 부족 을 탓해야 할까,아니면 솔직하다고 해야 할까.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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