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에선 별다른 활약이 없던 외국인 선수들이 포스트시즌만 되면 펄펄 날고 있다.
19일 현대에 플레이오프 첫 승을 안긴 주인공도 ‘관심 밖의 인물’인 카펜터(32)였다. 7월말 브링클리의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카펜터는 정규리그에서 홈런 5개에 타율 0.282로 그저 그런 성적을 보였다.
게다가 그는 삼성 선발로 나온 김진웅에게는 정규리그에서 7타수 무안타로 ‘고양이 앞의 쥐’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선 4타수 2안타, 그것도 동점타와 역전타로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했다.
외국인 선수가 포스트시즌에 ‘깜짝 변신’하며 맹활약하기는 ‘용병제’가 실시된 98년부터 있었다.
그해 포스트시즌 주인공은 LG 펠릭스. 정규리그에서 홈런을 6개밖에 때려 내지 못했던 펠릭스는 정규리그 MVP 우즈가 버티고 있던 OB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점 홈런 포함 8타수 5안타를 때려 내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재역전 3점홈런을 터뜨려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99년에는 관중석에 방망이를 집어던져 유명세를 탄 ‘홈런포’ 호세(롯데)가 정규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맹활약을 했다.
그렇다면 왜 외국인선수들은 포스트시즌에 실력 발휘를 할까. 그것은 ‘포스트시즌 활약〓재계약’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기 때문. 정규리그에서 제대로 못했더라도 포스트시즌에 강한 인상을 남기면 그만큼 다음 시즌에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기가 쉽기 때문.
어차피 ‘돈이 최우선’인 외국인 선수들은 국내 선수처럼 꼭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어 오히려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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