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아시안컵]한국 '쑥스러운' 8강…23일 이란과 격돌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8시 40분


한국이 천신만고 끝에 제12회 아시안컵축구 8강에 턱걸이, 중동의 강호 이란과 맞붙게 됐다.

한국은 20일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경기장에서 열린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이동국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힘입어 인도네시아를 3대0으로 눌렀다.

한국은 승점 4(1승1무1패)로 중국(승점 5·1승2무), 쿠웨이트(승점 5·1승2무)에 이어 조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A조의 태국이 승점 2로 3위를 차지하는 바람에 각조 3위 중 성적순으로 올라가는 와일드카드를 획득했다. 하지만 ‘아시아의 맹주’라고 하기엔 쑥스러운 8강행이었다.

▼관련기사▼

허정무감독 "한게임 진 것 갖고 왜들 그래?"

"한국, 이란 다에이를 묶어라"

23일 준준결승의 상대는 A조 1위 이란. 한국으로선 96년 대회 8강에서 2대6으로 대패했던 수모를 설욕할 기회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을 전망. 이란은 96년 한국전에 승리했던 ‘역전의 용사’ 알리 다에이와 카림 바게리, 코다다드 아지지가 건재하다. 이란의 대표적 스트라이커 다에이는 96대회 때 4골을 넣은 주인공. ‘99아시아 올해의 선수’인 31세 노장 다에이는 라이벌 이라크전에서 결승골을 낚아내는 등 이번 대회에서 3골을 잡아내 아직도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바게리와 아지지도 다에이와 ‘삼각편대’를 구성, 전력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스트라이커 다에이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헤르타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등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가장 많은 선수들이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 뛰고 있는 등 만만찮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선 6승2무6패로 동률.

한국은 일단 골 감각을 회복한 이동국과 96년대회 때 뛰었던 유상철 홍명보 노정윤 등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다에이를 어떻게 묶느냐가 승부의 관건으로 이민성 박재홍 심재원 중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전담마크로 내세우겠다”며 “실추된 자존심을 꼭 되찾고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