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진출이 좌절되던 순간에 김상식의 한방으로 분위기가 역전되는 순간이기에 감격은 선수나 팬 모두에게 극적인 것이었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왜 축구 선수들은 골을 집어넣은 후 그라운드를 달리는 걸까? 그것도 동료선수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마치 술래잡기라도 하듯이 뛰어다니는 걸까?
축구 선수들이 골을 집어넣고 그라운드를 뛰어 다니는 이유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일반적인 생각처럼 감격을 억누르지 못해 그라운드를 질주한다. 극적인 상황일수록 그라운드를 달리고 싶어하는 심리는 더욱 강해진다. 자신의 활약상을 팬과 관중들에게도 알리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맘도 간절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선수들의 심리.
또하나의 심리는 좀 개인적이지만 멋진 세레머니를 위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골세레머니하면 떠오르는 것은 앙팡테리블 고종수의 공중 제비돌기, 팽이 이상윤의 비행기 타기 등 팬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동작들이 많다.
하지만 동료 선수들에게 중간에 잡혀버린다면 멋진 골세레머니의 연출은 불가능해진다. 그렇기에 골을 넣은 선수들은 동료들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도망치듯 달려간다는 것이 선수들의 변.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동료선수들은 골을 넣어준 선수와 기쁨을 같이하기 위해 골 넣은 선수를 쫓아간다. 그리고 그와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공유하려 한다.
도망가는 이와 쫓아가는 이가 모두 다른 생각으로 행동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골에 대한 기쁨의 표현이다. 팀플레이이기 때문에 두가지 양상이 모두 이해될 수 있는 대목.
만약 골을 넣고 도망치는 달려가는 선수에게 동료선수들이 아무도 쫓아가지 않는다면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까? 골을 넣은 후 기뻐 달려가는 선수가 끝도 없이 달려간다면, 관중석을 향해 달리다가 쫓아오는 동료도 없이 혼자서 멀뚱멀뚱 서있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역시 축구는 팀플레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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