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상탈출]강원 정선 '스몰카지노'

입력 2000년 10월 25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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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민 카지노’시대가 열린다. 폐광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강원 정선군에 건설한 내국인 출입 ‘강원랜드 스몰카지노’가 이날 개장한다. 지난 30여년간 일반국민에게는 기웃거림조차 허용치 않아 ‘마법의 성’처럼 여겨진 카지노. 과연 카지노는 어떤 곳일까.

개장을 이틀 앞둔 강원랜드 스몰카지노를 찾아간다.

◇심산유곡의 카지노타운 '대박 유혹'◇

노랗게 물든 이깔나무의 바늘잎이 가을바람에 낙엽비 되어 발아래 소복이 쌓이는 만추의 오후. 시시각각 황금색으로 물들어가는 강원 정선군 백운산 자락(고한읍)의 해발 1100m고지에 서니 가을의 한가운데 있는 듯 하다. 여기는 강원랜드의 스몰카지노호텔. 옥상에 있는 24시간 운영레스토랑 ‘루프가든’의 야외테라스에서 바라보니 거대한 산악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정선땅의 험준한 지형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산 아래 작은 계곡이 고한읍내와 카지노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 5㎞의 가파른 도로를 차로 오르다 보면 급작스러운 고도변화로 귀가 멍멍해진다.

◇호텔◇ 강원랜드 스몰카지노(고한9리)는 남한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특2급호텔. 호텔내 사우나 역시 가장 높은 목욕탕이다. 남북을 통틀어 비교하면 북한 백두산 아래 개마고원의 베개봉 호텔(양강도 삼지연군·해발 1340m)과 소백수 초대소(해발 1400m) 다음으로 추정된다. 한 건축기사 말로는 스몰카지노 주변의 겨울 설경은 기막히다는 것. 호텔 주변의 이깔나무 숲에 눈꽃이 피어 설국을 이룬다는 것. 그래서 강원랜드측은 걱정이다. 카지노고객을 위해 객실료를 도심의 동급호텔에 비해 절반 정도로 책정했는데 카지노는 들르지 않고 경관만 보러 오는 여행자호텔로 이용까봐서이다. 객실은 모두 199실. 스탠더드룸(침대방, 온돌방)이 15만7300원(세금 봉사료 각 10% 포함 가격)이고 최고급인 로열스위트룸은 38만7200원. 개장일(28일)은 이미 예약이 동난 상태로 30일 이후 예약만 가능.

◇카지노◇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호텔에는 대부분 로비가 없다. 투숙객의 동선을 카지노 게임장 내부로 돌려 게임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객실이 2000개가 넘는 고급스러운 메가 카지노호텔이나 별도 로비를 두고 있을 정도. 강원랜드 스몰카지노는 규모는 작지만 스타일은 메가 카지노를 닮았다. 호텔과 카지노의 출입문을 각각 두고 동선도 구별했다. 카지노장(1, 2층)은 유럽의 클럽하우스풍으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조명 등 인테리어도 모두 부드러운 베이지색 톤으로 일관, 편안한 느낌을 준다. 딜러의 유니폼도 메가 카지노 스타일로 우아하다.

카지노의 게임은 크게 두 종류. 기계를 이용한 슬롯머신과 딜러가 진행하는 테이블게임. 강원랜드의 경우를 보자. 슬롯머신(동전 100원, 500원 사용)은 480대, 테이블은 30대가 있다. 슬롯머신은 테마별로 99종의 서로 다른 기계가 있다. 베팅은 최하가 100원, 최고가 500원짜리 5개. 슬롯머신 20대를 연결해 당첨 액수를 높이는 ‘프로그레시브’(적립식)도 6종이나 된다. 가장 액수가 큰 메가잭폿(500원 동전사용)은 기본상금 3000만원에 1회 배팅마다 4%씩 적립되는 기계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탤런트 오연수 손지창가족이 터뜨린 ‘휠 오브 포천’은 네바다주 전역을 연결한 프로그레시브 머신이다.

테이블게임은 바카라(12대) 블랙잭(9대) 룰렛(7대) 다이사이(1대) 빅휠(1대)로 다양하다. 이 중 바카라는 하이롤러(High Roller·고액게임자)들이 주로 즐기는 게임. 배우기 쉽고 승률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룰렛이다. 동그란 판에 상아볼을 굴려 넣어 번호를 맞추는 게임이다. 다이사이는 주사위 3개를 던져 숫자를 맞추는 중국인이 애호하는 게임이다. 회전원판이 서는 위치의 숫자를 맞추는 빅휠은 돈 딸 확률이 가장 낮다. 딜러는 게임진행을 모두 영어로 한다. 그러나 몇 번만 참가하면 진행방식을 배우게 되므로 금방 익숙해진다. 하루 22시간 개장하는데 쉬는 시간은 오전 6∼8시. 입장료는 5000원. 19세 이상만 입장.

◇부대시설◇

식당은 호텔, 카지노장에 각각 1개씩 있다. 카지노장 옥상의 루프가든은 24시간 개장. 한 중 일식을 내며 가격은 8000∼1만2000원 정도. 호텔식당에서 뷔페식도 제공. 사우나탕과 이용실 미용실도 있다. 2002년까지 호텔 정면에 골프장(18홀)이, 사북쪽 계곡에 스키장(슬로프 12면)과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그리고 사북읍에 들어설 메인카지노(슬롯머신 910대)와 호텔 및 콘도(각각 객실 300, 800개)가 들어선다.

◇주변 관광지◇

▽영월군〓동강 장릉과 청령포 선돌 ▽정선군〓화암약수와 동굴 첼리스트된장마을 아우라지 민둥산의 억새군락지 ▽태백시〓황지 구문소 태백산도립공원 석탄박물관

◇안내◇

▽홈페이지 www.kangwoncasino.com▽전화 02―737―8990∼2, 033―590―7114 ▽예약 1588―7789 summer@donga.com

◇찾아가기◇

◇가는 길◇ ▽도로〓신갈IC∼고한읍(정선군) 219㎞. 승용차로 4시간∼4시간반 소요. 영동고속도로∼남원주 출구∼중앙고속도로∼서제천 톨게이트∼제천∼영월(5번국도)∼석항∼신동∼문곡∼증산∼사북∼고한(이상 38번국도). LPG충전소는 영동고속도로 용인(하행선) 여주(상행선)휴게소, 제천(서제천IC 부근 2곳), 문곡삼거리, 연하리(영월→석항 4㎞ 지점·033―373―2895)에 있다.

▽철도〓태백선(청량리↔고한) 운행. 무궁화호(4시간10분 소요·1만500원) 새마을호(3시간50분·1만5400원) 매일 운행. 청량리역 출발시간은 오전 8시와 10시, 낮 12시와 오후 2시(무궁화호) 5시(새마을호). 토 일요일에는 새마을호 1편 증편(출발 오전 8시 25분). 고한역에서는 셔틀버스 대기 중. 문의 서울철도 여객안내센터 02―392―7788

◇외국과의 차이는…◇

첫째, 크레디트(credit)가 없다. 이것은 카지노가 고객에게 빌려주는 도박자금. 카지노(하우스)측에서는 손님이 게임을 오래 해야, 반대로 고객은 도박밑천이 두둑해야 게임에 승산이 있기 때문에 크레디트는 양자 모두 원하는 것. 스몰카지노가 크레디트를 주지 않는 것은 국내법상 노름빚은 변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둘째, 카지노장에서의 ‘금주’(禁酒)조치. 때문에 스몰카지노의 바에서는 주스 탄산음료 물만 팔거나 무료제공한다. 카지노장에서 음료는 무료제공이 원칙. 바에서 의자에 앉아 마실 경우에만 지불(4000원)한다. 무료제공이라도 주문을 받고 날라다 주는 바니(카지노장에서 근무하는 웨이트리스)에게 팁을 주는 것은 예의다.

셋째, 카지노입장 허가 연령. 라스베이거스는 21세이지만 한국은 19세.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게임만 금지할 뿐 부모와 함께라면 입장은 가능하다. 그러나 스몰카지노에는 미성년자 입장 불가.

넷째, 슬롯머신 상금에 대한 세금부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금액에 따라 정해진 세율의 금액(세금)을 공제한 뒤 지불한다. 그러나 스몰카지노에서는 500만원 이상만 20%를 세금으로 공제한 뒤 지불한다. 그것도 관련법이 올 정기국회를 통과후 공포돼 발효되는 2001년 1월 1일부터다. 따라서 연말까지는 수천만원의 잭폿을 터뜨려도 세금이 없다.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스몰카지노 패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