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가랑비에 옷 젖듯’ 자잘한 주먹으로 서서히 상대를 무너뜨리는 스타일이라면 두산은 찬스를 보다가 KO 펀치 한방으로 상대를 캔버스에 눕힌다. 그 주먹에 한번 걸리면 LG는 무너지고 맞지 않으면 판정승을 거두게 된다.
25일 잠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선 두산의 큰 것 한방이 초반에 터졌다.
1회말 2사 1, 2루에서 등장한 타자는 ‘헤라클레스’ 심정수(25). 앞선 3경기 13타석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해 체면을 구겼던 심정수는 1스트라이크 후 LG 선발 해리거의 몸쪽 높은 직구를 좌측 스탠드에 꽂아버렸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3―0.
[관련기사]화려하게 부활한 '잠실벌 싸움닭'
기습적인 한방을 맞아 휘청거리던 LG는 0―4로 뒤진 6회 2사 1, 2루에서 두산 김동주에게 1타점짜리 왼쪽안타를 얻어맞고 링 위로 수건을 던졌다.
가운뎃손가락을 부상한 두산 김동주는 손가락을 붕대로 싸맨 채 지명타자로 출전,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의 기둥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마운드에선 두산 선발 조계현의 투혼이 빛났다. 팀내 최고참투수 조계현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두산의 투타가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는 동안 LG는 ‘기록되지 않은 실책’을 남발했다. 1회엔 무사 1루에서 2번 장원진의 1루수 병살타성 타구를 더블플레이로 연결시키지 못해 3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4회엔 1사 1, 3루에서 장원진의 낮은 희생플라이 때 좌익수 최익성의 송구가 느리고 부정확해 추가실점했다.
5―1로 완승을 따낸 두산은 이로써 2승2패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전날 경기를 취소시켰던 비는 결과적으로 두산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한 셈. 두산은 손가락부상중인 김동주가 하루 휴식 뒤 선발 출전할 수 있었다. 양팀의 플레이오프 5차전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김상수·주성원기자>sso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