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좌우하는 것은 마지막 퍼팅이라는 얘기. 의미는 약간 다를지 몰라도 이 말은 야구계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끝이 좋아야 모든 게 좋다’는 말처럼 선수의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포스트시즌이다.
1년 내내 정규시즌에서 헤매다가도 포스트시즌에서 ‘영웅’으로 탄생한 경우는 많다. 94년 태평양(현대의 전신)과의 한국시리즈에서 때려낸 결승홈런 한방으로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한 LG 김선진도 바로 그런 경우.
올해는 두산의 박명환이 ‘포스트시즌 사나이’로 떴다. 그는 어깨부상으로 정규시즌 6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 3.09로 거의 팀에 기여를 하지 못했던 투수. 하지만 치료와 훈련으로 차분히 ‘가을시즌’을 대비했고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에 출전, 2세이브 1홀드를 따내며 확실한 마무리로 등장했다.
두산의 ‘헤라클레스’ 심정수는 홈런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웨이트 트레이닝 중독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엄청난 근육질의 심정수는 2경기 연속 결승 홈런을 뿜어내 팀을 구해냈다.
이에 맞서는 LG는 톱타자 유지현과 6차전 선발투수 안병원이 ‘희망’. 유지현은 5경기에서 타율 0.348(23타수 8안타)에 1홈런 4타점으로 타선을 이끌고 있다. LG는 그가 살아나가 그라운드를 휘저은 1, 3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두산 김인식감독이 “유지현을 막느냐, 못 막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말할 정도다.
정규시즌에서 6승(3패)에 그쳤던 LG 안병원은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서 6과 3분의1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의 놀라운 피칭을 선보였다. 그의 공이 6차전에서도 ‘통하면’ LG는 7차전 역전까지 바라볼 수 있다.
한편 두산은 6차전 선발로 플레이오프에 한번도 등판하지 않았던 외국인 왼손투수 파머를 예고했다. 그의 정규시즌 상대전적은 1승2패. 특히 김재현(0.286) 이병규(0.385) 양준혁(0.364) 등 좌타자를 상대로 한 피안타율이 안 좋았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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