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21·현대)과 조계현(36·두산)이 30일 수원에서 개막하는 2000 코리안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맞대결을 펼친다.
현대와 두산 모두 팀의 에이스를 상징하는 제1선발 임무를 부여한 두 선수의 어깨에 시리즈 운명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민태의 컨디션 난조로 경기 하루 전날 1차전 선발로 전격 결정된 김수경은 '두산 킬러'로 유명하다. 김수경은 올시즌 두산전에 5차례 선발로 등판,4승1패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방어율도 2.95로 올시즌 자신의 전체 방어율 3.74를 크게 밑돈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며 부활의 찬가를 부르고 있는 '팔색조' 조계현은 LG와의 플레이오프 1·4차전에 등판,LG의 좌타라인을 잠재우며 방어율 0.69의 짠물투를 선보였다. 선발 투수가 태부족인 두산에서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셈.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올시즌 다승왕에 오른 김수경이 다소 앞선다. 올시즌 18승(8패)을 거둔 페넌트레이스 성적에서도 월등히 앞서는 데다 지난 21일 등판 이후 무려 8일간의 꿀맛 같은 휴식도 가졌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⅓이닝 동안 단 1안타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은 김수경은 현재 현대 마운드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조계현은 나이에 따른 체력부담이 다소 걸림돌이 되고있다. 지난 25일 4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승리투수가 됐던 조계현은 5일 만의 등판이지만 지난 20일 1차전 선발에 이어 계속된 연투로 어깨에 다소 피로를 느끼고 있다. 또 페넌트레이스 성적에서도 7승3패를 기록,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인 조계현은 비중으로만 따진다면 김수경에게 다소 처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조계현은 LG와의 플레이오프전에서 구석구석을 찌르는 절묘한 컨트롤을 바탕으로 팔색조 같은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이며 LG 좌타군단을 마음껏 요리해 두산을 코리안시리즈로 이끌어 상승세를 타고있다.
또 현대 타선이 정면승부를 걸어오는 정통파 투수들보다 변화구 투수에게 약점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시리즈 1차전 승부는 의외로 현대가 노장의 노련미에 일격을 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패기냐 노련미냐. 새천년 첫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의 주인은 김수경과조계현의 1차전 운명과 괘를 같이 할 공산이 크다.
김진호/동아닷컴 기자 j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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