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선씨와 같은 ‘달리기 마니아’들은 고통을 넘어선 극도의 쾌감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달리기의 ‘묘미’라고 입을 모은다. 육체적으로 힘든 시점이 지난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기분이 상쾌해지고 호흡이 안정되면서 무한정 달리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는 것이다.
‘러닝 하이(Running High)’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달리는 동안 몸 안의 베타엔도르핀이라는 물질의 농도가 상승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달리는 동안 일체의 잡념이 사라지고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일부 마라톤 애호가들은 이 단계를 ‘달리면서 수행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다른 운동에서 체험할 수 없는 이 도취감을 맛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에 ‘중독’돼 간다고 설명한다. 실제 미국 정신과 의사들은 우울증의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달리기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달리면서 러닝하이를 느낄 순 없다. 속도 경쟁을 삼가고 심신의 긴장을 푼 상태에서 여유있게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최소한 3개월 이상 꾸준히 달리기를 해야 이 단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달리기중독' 진단해 보세요
1. 고민이나 스트레스를 달리기로 해소한다.
2. 집 주위에 달릴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면 답답함을 느낀다.
3.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달리기가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 자주 혼자서 달린다.
5.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더 빨리 멀리 달리는 것을 실감했다.
6. 달리는 동안 아무 생각이 없이 몽롱해질 때가 있다.
7. 남들이 충분히 달렸다고 하는데도 더 달리고 싶을 때가 있다.
8. 가끔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장거리 달리기를 시도한다.
9. 달리기 일지 등을 기록해가며 정기적으로 주행거리를 산출한다.
10. 일단 달리면 좀처럼 멈출 줄 모른다.
11. 주변에서 지나친 달리기를 걱정하거나 달리기를 줄일 것을 당부한다.
12. 달리기로 인해 학교나 직장을 빼먹은 적이 있다.
13. 주위 동료나 친지에게 지나치게 달리기를
권유한 적이 있다.
14. 달리기 관련 잡지나 책을 정기적으로 사 본다.
◇채점기준 (yes 대답 갯수)
0~3개: 중독상태가 아임. 뛰는 거리를 배로 늘려보시길.
4~7개: 경미한 중독증상. 그러나 앞으로 점점 달리기에 심취할 겁니다.
8~11개: 중간정도의 중독상태. 달리지 않으면 '금단증상'도 예상됩니다.
11개이상: 중증중독. 달리기야말로 인생의 최고가치. 계속 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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