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비 때문에…"

  • 입력 2000년 11월 2일 00시 02분


‘비 때문에….’

프로축구 준플레이오프가 열린 1일 전주 종합운동장엔 경기시작 1시간전 비가 약 10분간 뿌렸다. 이에 부천 SK의 조윤환 감독은 쾌재를 불렀고 전북의 최만희 감독은 언짢은 표정으로 얼굴을 펼 줄을 몰랐다.

그동안 부천은 비가 오면 좋은 성적을 거뒀고 전북은 비만 오면 ‘죽’을 쒔기 때문. 지난해 7월28일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열린 목동경기에서 부천이 전북을 4―1로 꺾은 바 있다. 게다가 부천은 전주의 딱딱한 그라운드 때문에 내심 불안했는데 비가 살짝 내려 조금이나마 부드러워져 선수들도 안심하는 분위기. 비를 놓고 일희일비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부천 보다 전북 선수들이 더 활기찬 공격을 펼치며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반면 부천은 몸이 무거워 보였고 공격의 맥이 계속 끊어져 질질 끌려 다니는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징크스’는 무서웠다. 후반부터 공격에 활력이 붙은 부천이 후반8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결국 이임생의 동점골과 이원식의 골든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원식이 골든골을 터뜨리기 조금전부터 다시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전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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