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엿보기]이렇게 다를 수가

  • 입력 2000년 11월 7일 17시 26분


"쟤 무늬만 용병아냐?"

대구 동양오리온스 최명룡 감독은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 데이먼 플린트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최감독의 머리는 지끈지끈한다.

정규리그 두 게임을 치른 결과 용병 데이먼 플린트의 기량이 ‘함량미달’로 드러났기 때문. 지난 두 게임에서 평균 9.5점,5.5 바운드가 플린트의 성적표.

용병이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프로농구의 현실을 감안하면 기가 찰 노릇이다.당연히 팀성적이 좋을리 없다.2연패.

'당장 보따리를 싸라'는 말이 수시로 목젖까지 차오른다,하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다. 이제 막 정규리그를 시작했는데 용병대체가 무리수가 될 가능성이 크고 새 용병이 얼마나 빠른 시간에 적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

더구나 후속용병이 ‘제2의 플린트’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시즌이 개막하기전 최감독은 플린트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다.

동양은 매년 트라이아웃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도 장신선수로 분류되는 바람에 뽑히지 못했던 플린트를(195.3㎝)를 전체 2순위로 선발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NBA 뉴욕 닉스와 1달 짜리 계약을 한 전력이 있었을 만큼 플린트는 시즌이 끝나고도 재계약을 할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용병이라는 것이 시카고 트라이아웃 때 최감독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플린트의 부진은 더 큰 실망으로 돌아왔다.

최감독은 앞으로 몇경기를 더 치러보고 퇴출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플린트가 과연 NBA물을 먹은 선수답게 제기량을 발휘해 줄지 아니면 보따리를 쌀지 결정의 시기는 얼마남지 않았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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