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포인트가드도 마찬가지다. 빼어난 공격력을 갖춘 동료가 많을수록 어시스트와 패스를 마음껏 연결할 수 있어 게임을 수월하게 꾸려 나간다.
이런 점에서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의 ‘다람쥐 가드’주희정(24·1m82)은 요즘 코트에 나서면 신이 난다. 누구에게 공을 줘야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다.
아티머스 맥클래리, 문경은, 이규섭 등 선후배들이 고른 득점력으로 ‘한방’을 터뜨릴 충분한 능력이 있다.
지난 시즌만 해도 주희정은 주로 문경은만 쳐다보기에 바빴다. 특히 승부의 고비에서 패스할 곳이 마땅치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모든 게 달라졌고 주희정은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휘젓고 있다. 개막전인 4일 동양과의 경기에서는 12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14점차 완승을 이끌었다. 5일 부산 기아전에서는 2점차로 쫓긴 종료 24초전 과감한 레이업슛을 성공시킨 뒤 보너스 자유투까지 꽂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특히 고향 부산만 오면 부진한 징크스를 갖고 있던 주희정은 홀로 어렵게 키워준 할머니가 응원하는 가운데 승리의 주역이 돼 더욱 기뻤다. 2게임에서 평균 8.5점, 7어시스트 기록. 주희정은 “패스주기가 너무 편하고 속공 나갈 때도 여러 명이 일제히 프런트코트로 달려가 공격 성공률을 높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삼성이 시범경기 4전전승에 이어 정규시즌 초반 2연승의 ‘상한가’를 치고 있는 데는 한층 성숙해진 기량으로 ‘구슬을 엮은’ 주희정의 활약이 큰 힘이 됐다. 시야가 넓어졌고 약점으로 지적된 외곽슛 능력도 나아졌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 또 삼성 김동광 감독의 주문대로 보다 빠른 농구를 소화하기 위해 드리블을 줄이고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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