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는 14일 구단의 은퇴 권유를 받아들이겠다는 말과 함께 조만간 신변 정리를 끝내고 미국에서 코치연수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대문상고와 중앙대를 졸업하고 85년 LG 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에 입단한 김용수는 통산 613경기에 출장하여 126승 89패 227세이브(294세이브포인트) 방어율 2.98의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100승 200세이브의 대기록을 세우면서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 매김을 해왔다.
그러나 2000시즌 선발과 마무리에서 밀려나 중간계투로 보직을 변경한 김용수는 올시즌 6승 4패 4세이브에 방어율 5.24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으나 안정되고 노련한 투구로 제 역할은 다 해냈다.
결국 이광은 감독이 내세우는 팀내의 체질 개선과 세대 교체의 명분으로 아직 체력이나 구위에 문제가 없는 김용수가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 김용수는 평소 은퇴문제에 있어 구단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해왔지만 자신의 은퇴에 관련된 어떤 행사에도 참가하지 않겠다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가 있었다.
구단에서는 코치연수비용은 물론이고 특별보너스도 지급할 방침이라고 하지만 30년 가까이 야구인생을 살아온 김용수에게는 그 무엇보다 마운드에 서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
그의 나이와 관록 때문에 감독과 코치가 제어하기 힘들었던 부분도 구단의 은퇴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데 이런 한국적인 정서가 한 선수의 장래를 좌우한다는 것은 우리 프로야구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화려했던 현역생활을 접고 코치연수의 길을 가게된 김용수, 그가 16년간 마운드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은 우리 뇌리속에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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