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19세 이하)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천수(19·고려대)는 청소년과 올림픽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베스트 11’을 놓치지 않아 ‘한국축구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월드스타’는 뛰어난 기량과 투지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최근 이천수의 행보를 보면 자칫 ‘한때 가능성이 있었던 선수’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우선 너무 혹사당하고 있다. 대표팀경기와 올림픽, 그리고 청소년대회…. 쉴 틈을 주지 않고 있다. 특히 이천수는 습관성 어깨 탈골과 발목부상으로 고통받고 있는데도 대회 때만 되면 대표팀에 불려 다녀 치료에 전념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있다.
또 아직 완전히 여물지 않았다는 점도 간과하고 있다. 청소년팀에서 활개를 치던 이천수가 시드니올림픽에선 비신사적인 플레이와 다소 무력한 플레이를 보여줬던 게 그 좋은 예. 이는 성적에만 치중하는 한국 축구의 잘못된 풍토에서 기인한 것이다. 선수의 미래를 생각하는 장기적 안목이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대목.
마지막으로 해외진출.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유망주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내보낸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이천수에게 가장 좋을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천수는 일본 J리그 쪽을 원하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일본에서 1, 2년 뛰면서 지명도를 높인 뒤 유럽 쪽으로 진출하겠다는 계산. 하지만 협회는 유럽으로 바로 진출해 선진축구를 접하기를 바라고 있어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 진출한 안정환(페루자)이 예상 밖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이유를 따져보는 등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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