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화제]고려대 '야구인의밤', 옛 명성 흔들려 침울

  • 입력 2000년 11월 30일 18시 44분


고려대 출신 야구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30일 서울 앰배서더호텔. 사학의 명문답게 졸업생들의 얼굴은 가히 한국야구를 대표할 만했다.

고려대는 ‘국보급 투수’ 선동렬(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을 비롯해 이광환(한화감독), 김용희(전 삼성감독), 허구연(전 청보감독), 양상문(롯데코치), 박동희(삼성), 이상훈 김선우(보스턴 레드삭스), 조성민(요미우리 자이언츠), 손민한(롯데) 등을 배출한 스타의 산실.

그러나 이날 모임에 참석한 현 이종도 고려대감독의 얼굴은 어둡기만 했다.

고려대는 해방 이후 연세대와 함께 한국 야구의 양대 산맥을 이뤘지만 90년대 후반 들어 ‘제3세력’의 거센 도전에 밀려 맹주의 자존심을 잃은 지 오래. 이런 사정은 연세대도 마찬가지. LG 이광은감독을 비롯해 김봉연(전 해태코치), 최동원(한화코치), 윤학길(롯데코치), 이순철(LG코치), 조계현(두산), 문동환(롯데), 임선동(현대)으로 이어졌던 막강 전력이 대물림에 실패했다.

반면 제3세력의 기수였던 한양대는 김일권 장효조와 이만수(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김시진(현대코치) 이후 꺾였던 자존심을 박찬호(LA다저스) 단 한명으로 완전 회복에 성공했다.

성균관대는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혜성과 같은 등장으로 빛을 본 경우이고 동국대도 김성한씨가 해태의 신임 감독이 되면서 동국대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두산 김인식감독과 현 한대화 동국대감독, 선수협회장 송진우(한화) 등이 한국야구를 주름잡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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