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김도훈에 대한 구단의 대우는 초특급. 연봉 3억원이라는 프로스포츠 최고의 대우를 해주며 김도훈을 데려왔다. 김도훈 또한 대우에 걸맞게 정규리그 득점왕의 자리에 오르며 중하위의 전북팀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구단은 시즌초 줬던 돈이 아까운 걸까, 아니면 상대적으로 대우를 못받은 선수에 대한 예우를 한 것일까. FA컵 우승 후 대회 MVP자리에 박성배 선수를 추천한 것이다. FA컵 MVP는 감독의 추천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최우수 선수는 박성배에게 돌아갔다.
박성배는 대회기간 동안 2골 1도움, 반면 김도훈은 3골 1도움을 기록. 특히 김도훈은 결승전에서 골키퍼 서동명과 함께 결정적인 활약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에 김도훈은 팀이 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합 후 어설픈 미소로 답했다. 마음속이 뒤엉클어진 것이다. 시즌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우승팀 안양의 최용수에게 한발 밀려 시즌 MVP를 놓친 그는 FA컵에서 팀을 기필코 우승시키겠다고 장담.
시큰거리는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진통제 주사를 맞아가며 결승전에 출전. 그날 전북이 얻은 골이 모두 김도훈의 발에서 나왔다. 선취골을 김도훈이 차근히 넣은 후 정확한 센터링으로 두번째 골을 뽑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내심 기대하던 상을 못받아 열받은 김도훈은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평생 한번 받을까 말까한 MVP상의 기회를 잃었다며 조만간 공식견해를 밝히겠다고 얘기했다.
차라리 환상적으로 골문을 지킨 서동명이나 주장 최진철에게 상이 돌아갔으면 덜 억울했다는 김도훈.
그 후에 결정된 일이지만 7일 골든볼 수상식에서도 최용수에게 밀렸다. 시즌 MVP나 골든볼 수상은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를 한다고 하더라도 계속 시상식 자리에서 뒷전으로 밀려나는 김도훈의 심정이 편하지 않다.
결국 김도훈은 팀을 떠나겠다고 강경반응을 보였다. 박사감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전북의 최만희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박성배를 추천했는지 모르겠지만 김도훈의 폭탄선언에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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