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시장에서 월척을 낚기 위해 ‘풀 배팅’을 하겠다던 SK의 호언장담이 결국 공염불로 끝나버렸다.
홍현우의 경우는, 그가 “LG에 관심있다”고 말 한마디 흘리자 계약서들고 번개같이 찾아 내려오고, 선배 이순철코치까지 동원해 '정'에 호소한 LG의 차지가 됐다.
김기태의 경우는 '삼성'이라는 큰 벽에 막혀 미끼한번 제대로 던져보지 못했다. 또 우승에 목메어 있는 김기태가 "SK가 조금만 강팀이었다면…"이라고 탄식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장종훈, 강석천, 김상진, 조계현은 처음부터 소속팀 잔류를 원했던 터라 그물을 칠 분위기도 아니었다.
SK의 와이번스의 올해 팀성적은 44승86패 승률 3할3푼8리로 8개구단중 '압도적인 꼴찌'. 팀타율(2할6푼) 팀방어율(5.99) 모두 최하위권이다.
특히 '대포 한방'이 절실한 SK로서는 홍현우와 김기태 중 한명이라도 잡았어야만 했다. 그러나 결과는 '빈털털이' 신세.
'FA선수 쟁탈전'에서 완패를 당한 SK로서는 향후 전력보강이 더욱 시급한 과제가 됐다.
쓸만한 용병선수를 고르는 것외에 SK가 현재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대략 세가지 정도.
우선 두산과의 협상이 결렬돼 연말까지 자유의 몸이 된 조계현(36)을 영입하는 것. 조계현은 나이가 많은게 흠이긴 하지만 아직 1~2년 정도는 마운드에서 '팔색 변화구'를 뿌릴 수 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거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또하나는 대형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것. LG가 '양준혁 트레이드설'을 흘리는 것을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 홍현우를 영입하는데 20억원 가량의 거액을 투자한 LG로서는, SK가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다면 양준혁 트레이드 카드를 뽑아들 가능성이 크다.
올시즌 우승팀인 현대와 두산에서 1명씩을 지원받기로 한 '8개구단 사장단의 합의'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
현대와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 팀 중 우승팀에서 보호선수 20명, 준우승 팀에서 보호선수 21명을 각각 제외하고 SK가 원하는 선수를 한명씩 넘겨준다"는 사장단의 합의에 따라 곧 보호선수 명단을 발표해야 한다.
SK는 선수층이 두터운 현대에서 의외의 '준척'을 건질 가능성이 있다. 양 구단간의 사전교감만 충분하다면 즉시 전력감인 투수나 '대포'를 현금으로 사올 수 있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흥행에 참패했다. 팀간의 전력차가 너무 크게 나 전체적으로 흥미를 반감시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은? 프로야구계가 SK의 전력보강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용석/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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