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천하장사대회 첫날, 최강단 결정전이 벌어진 8일 안양 실내체육관. 고전 무용단인 김중자 무용단의 북장단만으로 시작하던 여느 대회와는 달리 천하장사 대회에서는 개막식 행사로 씨름단에서 동원한 긴머리 짧은 치마의 치어리더들이 펼치는 ‘현란한 쇼’가 곁들여졌다.
관중석 역시 주로 노인층이 점잖게(?) 앉아만 있던 다른 대회와 달랐다. 응원단장의 지휘에 따라 막대풍선을 두드리는 중고생의 모습은 마치 프로야구장을 연상시켰다. 모처럼 수도권 도시에서 벌어진 씨름 대회는 천하장사 대회답게 넘치는 활기로 시작됐다.
경기 내용도 마찬가지. 단판 승부의 단체전에서는 보기 드물게 화려한 기술이 속속 연출됐다.
팀간 9판5승제로 3차례 경기중 2경기를 이기는 쪽이 승리하는 결승전. 1차전 5번째 경기에서 황규연(신창건설)은 잡치기를 걸어오는 이태현(현대중공업)을 몸이 기울어진 상황에서 밭다리 되치기로 받아내 관중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에 질세라 다음 판에선 김용대(현대)가 조범재(신창)를 맞아 먼저 경고를 얻어 패색이 짙었으나 종료 6초를 남기고 번개같은 밀어치기를 성공시켜 설욕하는 등 ‘묘기’가 이어졌다.
이날 단체전은 올 시즌 성적에 따라 하위 팀이 상위 팀에 차례로 도전하는 ‘계단식 승부’로 벌어졌다. 결국 올 시즌 최강단은 결승에서 신창을 각각 5―2, 5―1로 꺾은 현대로 결정됐다. ‘시즌 승률 1위팀’의 명예를 지킨 현대는 3년 연속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3위는 LG투자증권, 4위는 지한건설.
<안양〓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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