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스페인과 호주의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결승(4단1복, 5전3선승제).
전날까지 종합전적 2승1패로 우승에 1승을 남겨뒀던 스페인은 페레로가 호주의 신예 레이튼 휴이트(19)를 3시간47분의 접전 끝에 3―1(6―2,7―6,4―6,6―4)로 누른데 힘입어 은제 데이비스컵 트로피를 안았다. 스페인의 데이비스컵 출전 79년 사상 첫 우승. 스페인은 65년과 67년 결승에서 호주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이날 스페인 국왕부부를 포함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4000여명의 홈관중은 국기를 흔들고 승리의 찬가를 부르며 감격스러워했다.
지난해 챔피언으로 통산 27차례나 패권을 차지한 호주는 ‘스커드 미사일’ 마크 필리포시스의 불참과 패트릭 라프터의 부상으로 아쉽게 우승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클레이 코트에서 뛴 페레로는 베이스라인 플레이와 네트 공략을 적절히 섞어가며 이 대회 단식에서 5승(결승2승)을 따내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페레로는 인터뷰에서 “너무 행복하며 내가 이긴 게 아니라 우리팀과 스페인 국민 모두의 승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7세 때 처음 라켓을 잡은 페레로는 날카로운 포핸드 스트로크가 주무기이며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준결승에 올랐다. 세계 랭킹 11위인 그는 이날 승부를 벌인 세계 9위 휴이트와 함께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