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엿보기]이름을 바꿀수도 없고…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58분


프로농구 LG 세이커스와 삼성 썬더스의 경기가 열린 13일 창원실내체육관.

막판 역전패를 당해 축 처진 어깨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삼성 가드 강혁을 향해 한 농구 팬이 “혁아, SK에 왜 가느냐. 삼성이 널 버린 것이냐”라고 큰소리를 질렀다.

‘앗, 나도 모르는 새 내가 트레이드된 거 아니야’라며 강혁은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이는 동명이인인 프로야구 선수 강혁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

이날 프로야구 두산 소속 강혁이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돼 SK가 영입대상으로 뽑았던 것.

농구선수 강혁의 팀 동료인 박성배도 얼마 전 이 같은 해프닝을 겪었다.

박성배는 사실 자신과 SBS 김상식을 맞바꾼다는 트레이드 소문이 있어 최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인터넷에 ‘부상을 딛고 일어선 차세대 주역 박성배’라는 식의 기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팬들은 ‘축하 전자우편’도 보내와 당황해야만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기사의 주인공은 축구 FA컵 MVP에 오른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박성배였던 것.

그래도 강혁과 박성배는 동명이인이 운동선수이기에 사정이 나은 편이다.

남자 농구 삼성의 김희선은 처음 만나는 사람마다 “여배우 김희선보다 예쁘게 생겼네요”라는 ‘썰렁 유머’에 항상 멋쩍은 웃음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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