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25·현대중공업)은 씨름판 스타의 기본 조건을 모두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그가 18일 씨름 기자단이 선정한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새 천년 첫 모래판의 주인공은 단연 이태현임을 입증한 셈이다.
이태현이 MVP가 된 것은 올해 그에게 닥친 갖가지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선 점이 높이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태현의 올 시즌 성적은 천하장사대회 우승을 제외하면 3월 장흥대회 백두장사에 오른 것이 전부. 초반 신봉민, 김정필(이상 현대)등 ‘유부남 장사’들이 바람을 일으킬 때 번번히 결승에서 무너졌고, 5월의 하동 대회에서는 경기 도중 덜컥 무릎을 다쳐 이후 5개월간 아예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복귀 무대인 10월 음성대회와 11월 양산대회에서는 차례로 백두장사 7품과 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태현의 부진은 재기를 향한 과정이었다. 현대 김칠규 코치가 “천하 장사대회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설명한 것처럼 목표를 ‘마지막 승부’에 맞추고 몸을 만들어갔고, 결국 꽃가마를 탔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2000년 한국씨름연맹 개인상
▽최우수선수〓이태현(현대) ▽우수선수〓백두 황규연(신창) 한라 김용대(현대) ▽지도자상〓감독 박진태(현대) 코치 김칠규(현대) ▽모범상 백두 정민혁(지한) 한라 이성원(LG) ▽몸본상〓손동원(신창) ▽심판상〓임채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