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현대 하이페리온의 선수겸 플레잉 코치 전주원(28)의 바램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현대 여자농구단은 요즘 86년 창단이후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다. 모기업 현대건설의 자금난으로 농구단이 존속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
연봉협상시한은 지난 9일로 끝났지만 현대는 아직 단 한명도 연봉계약을 하지 못했다.
지난 11월말로 계약이 모두 끝나 선수들은 규정만 따진다면 현재 모두 무적선수인 셈.
현대건설의 농구담당자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계약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내달 8일 개막하는 WKBL 겨울리그 참가신청서를 20일 저녁 여자농구연맹에 제출했기 때문에 당분간 팀해체라는 충격적인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농구단으로 들어오던 돈줄이 완전히 끊겨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대가 얼마나 돈가뭄에 시달리는지 알 수있는 일화 한토막.
21일 청운동에 있는 현대여자농구단 전용 체육관에서는 겨울리그에 대비한 막바지 훈련이 한창이었다 .하루전 도착한 중국용병선수들이 팀 훈련에 처음 참가한 이날 2명의 용병 선수들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아직 유니폼이 준비되지 않아 중국에서 입던 옷을 그냥 입고 있었기 때문.
연습경기때는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현대선수의 옷을 빌려입고 뛰는 웃지 못할 광경도 연출됐다.
그나마 현대 선수들이 입고있는 유니폼도 연습용. 시합에 입고 나갈 진짜 유니폼조차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아직까진 담담했다.
진성호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가 반드시 우승해서 현대가족에게 용기를 주자 "고 다짐 할 정도로 정신무장이 잘 돼 있다며 팀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나라에서 스포츠팀을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기업의 홍보효과 때문이다. 기업이 잘 될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위기에 빠지면 스포츠팀은 언제나 처리대상 1호로 희생됐다.
현대 여자농구단도 그런 경우가 될 위험성을 안고있다.
하지만 현대여자농구단이 '어려울수록 힘이되는 친구'라는 광고문구처럼 힘든 여건에서 우승을 차지해 모기업에 용기를 주며 스스로 존속이유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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