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한일전 관람한 히딩크, 침묵이 더 무섭다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4시 10분


20일 한일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히딩크 감독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 침묵의 의미는 무엇일까. 자신이 하루 전날 자신있게 밝혔던 한국의 16강 진출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져서 일까.

일단 히딩크의 네덜란드 축구는 네덜란드 축구의 전형인 토탈축구에 기본을 두고 있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굉장히 많이 뛰고 있다. 한마디로 굉장히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사했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는 4-4-2 기본 전형에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무시무시한 수비이다. 상대편 공격수가 공을 잡자마자 어느새 공격수의 사방에서 네명의 수비수가 달려들어 둘러싼다.

공격수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공을 다른곳으로 빼도 마찬가지로 네명이 상대편을 둘러싸는 방식이다. 스피드와 치밀한 조직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수비이다.

공격에서는 10초대 11초대로 100m를 주파하는 미드필더진이 수두룩하다. 중앙의 다비드나 세도로프를 비롯해 사이드의 오베르마스의 주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세계적인 골게터의 존재.

FW인 베르캄프는 미드필더 진에서 올라오는 공을 깔끔하게 마무리 진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대표팀의 특색에 맞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자신의 축구 전형은 유지를 할 것이 분명하다.

과연 한국추국에 히딩크 감독의 전술을 수행할 정도의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을까. 대표팀 유니폼부터 바꾸라고 지시를 시작한 히딩크 감독의 메모장에는 수비에 대한 지적이 가장 많이 적혀있다.

현재 한국축구의 비조직적이고 거친 수비는 히딩크의 눈에 들리가 없다. 한일전에서 홍명보가 그나마 제 역할을 해주었다지만 수비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히딩크 감독의 지론.

또한 공격을 조율하는 플레이메이커 또한 히딩크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FW진도 안정환이 골을 넣으며 활약을 했지만 최용수를 비롯 전반적으로 깔끔한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본다.

결국 어디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 전반적인 전술도 없다. 한국은 어쩌다 터지는 중거리슛, 아니면 대충 올려놓은 볼을 재수로 집어넣는 축구를 하고 있다. 단지 투지만을 강조할 뿐. 이런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한국축구를 히딩크 감독은 어떤 처방을 내릴지 궁금하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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