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 남북한 동시입장 '작은 통일'
마지막까지 안개속에 가려있다 9월 1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11차 총회에서 전격 발표된 시드니올림픽 개막식 남북한 동시입장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빅뉴스였다.
남북한이 한 깃발,한 유니폼 아래 진행된 남북한 동시입장은 1896년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후 처음있었던 일로 남북한 두 정상의 평양 상봉 이후 한반도 평화무드를 전 세계에 알린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전세계 언론의 반응도 뜨거워 ‘시드니올림픽 최고의 금메달감’,‘시드니의 작은 통일’ 등으로 기사를 타전했다.
9월 15일 개막식에서 180명의 남북선수단은 흰색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맞잡은 박정철(북한) 정은순(한국) 두 기수를 앞세워 200개 참가국 가운데 96번째로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11만8000여 관중은 열렬한 기립박수로 이를 환영하는 한편 그간 지나친 상업주의에 기울어졌던 올림픽이 모처럼 평화와 화합의 정신을 구현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했다.
이후 남북한 선수단은 경기기간중 서로 허물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 ‘확’ 달라진 남북관계를 피부로 실감케 했다.
한국축구 추락과 히딩크감독 긴급수혈
한국축구는 올 초만 해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대회인 9월 시드니올림픽과 아시안컵 본선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이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 비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급기야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놓게 됐고 네덜란드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긴급 수혈됐다. 한국은 다행히 히딩크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한일전에서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박찬호 18승 약진 김병현 돌풍
김병현의 돌풍도 뜨거웠다. 메이저리그에선 찾아보기조차 힘든 언더핸드스로 투수를 하는 그는 입단 2년만에 4승5패 14세이브의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핵잠수함’이란 영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 최연소 그랜드슬램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25·미국)가 최연소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타이틀 획득)을 달성하며 새천년 첫 해를 멋지게 장식했다.
올해 메이저 3승을 포함해 9승을 올리며 상금왕(918만8321달러)에 등극한 그는 역대 평균 최저타(67.79타)를 수립했고 미국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사상 처음으로 3년연속 수상했다. ‘금세기 최고의 골퍼’ 우즈는 이제 2001년에 사상 첫 ‘단일시즌 그랜드슬램’의 금자탑을 세울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테니스 이형택 US오픈 16강 세계90위 '껑충'
이형택(24·삼성증권)이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썼다. 9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사상 처음으로 본선 3회전(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 비록 피트 샘프러스와 8강 진출을 다퉈 비록 패했지만 전 세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마의 벽’이라고 알려진 세계 랭킹 100안에 이름을 올린 이형택은 올시즌을 90위로 마감한데 이어 내년에도 ‘제2의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선수협 사태 일파만파 프로야구 '폭풍속으로'
선수협(프로야구 선수협의회)으로 시작해 선수협으로 끝난 한 해였다. 1월22일 자정을 넘기는 진통 끝에 발기인 75명으로 출발한 선수협 창립총회는 시즌 잠복기를 거친 뒤 12월18일 사단법인화를 내세운 정기총회로 이어졌다.
집행부 6명의 집단방출을 계기로 200여명의 세불리기에 성공한 선수협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구단의 팽팽한 대치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 선수협 사태가 어떻게 매듭지어지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프로야구의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은메달 해맑은 미소 '강초현 신드롬'
펜싱 하키 등 소외종목 시드니올림픽서 쾌거
한국이 시드니올림픽에서 5연속 ‘세계 톱10’ 진입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보다 더 값진 성과를 얻었다. ‘스포츠의 변방’ 펜싱과 하키에서 뜻밖의 귀중한 금,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룬 것.
남자 펜싱의 간판 김영호(29)는 플러뢰에서 종주국 유럽의 숱한 강자를 무너뜨리며 최정상에 올라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떨쳐냈다. 또 남자 하키는 변변한 경기장 하나 없는 척박한 현실을 딛고 강적 파키스탄을 넘어 ‘눈물의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여자골프 간판 박세리 LPGA서 무관
‘한국여자골프의 간판스타’ 박세리(23·삼성 아스트라)가 2000미국LPGA투어에서 ‘무관’에 그쳐 팬들을 실망시켰다. 지난해까지 두 시즌 연속 4승씩을 거두며 ‘프로2년차 징크스’를 날려버려 방심했기 때문일까.
‘톱10’ 진입률은 98,99년보다 오히려 좋은 47.8%(11/23)였지만 우승자이외에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것이 세상인심. 아니카 소렌스탐과 16승을 합작한 콜린 칸을 전담캐디로 영입한 박세리가 2001년에는 멋진 ‘부활’을 할까.
'국보급 투수' 선동렬 20억원 뿌리치고 은퇴
1년 더 선수생활을 연장하고 조금만 자존심을 죽일 경우 20억원(2억엔)의 거금이 들어오는 유혹을 털어버리기는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선동렬(현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의 고민은 길었지만 결국 그는 최고의 선수답게 끝맺음도 깔끔했다.소속팀인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 우승을 선물한 그해 선동렬은 은퇴를 결심했고 1월27일 영구 귀국길에 올랐다.
‘힘이 남아있을 때 그만두겠다’던 평소의 지론을 지킨 그는 말 그대로 ‘국보급 투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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