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슈퍼리그 남자 일반부 경기에서 LG화재를 맞은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레프트 석진욱(24)을 바라보는 심정이 바로 이런 느낌이었을 듯하다.
LG화재를 3―1로 누르고 개막전에 이어 2연승을 달린 삼성화재의 드러나지 않은 수훈 선수는 단연 석진욱. 20득점을 올린 석진욱은 공수에 걸쳐 재치 있는 플레이로 경기 초반 힘차게 밀어붙이는 LG화재의 기세를 꺾었다.
주 공격수의 ‘높이’에서 우위에 선 LG화재는 김성채(1m96·18득점)와 손석범(2m·19득점)을 앞세워 첫 세트를 25―21로 가져갔다. 삼성화재의 레프트 신진식(1m88·23득점)이 블로킹에 6차례나 걸리며 고전했던 것도 라이트에서 신진식을 상대한 손석범의 높이에 밀렸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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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LG화재는 센터 싸움에서 삼성화재에 밀렸다. 게다가 ‘보조 공격수’인 석진욱을 막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2세트부터 공격 루트를 왼쪽에서 가운데까지로 넓힌 석진욱은 배구선수론 단신(1m86)임에도 불구하고 한 템포 빠른 스파이크로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는 재치를 보였다. 석진욱은 29번의 토스 중 18번을 득점으로 연결시켜 성공률(62.1%)에서 주포 신진식(22/48, 45.8%)을 앞섰다.
석진욱은 듀스 접전을 벌인 2세트 28―28에서 스파이크 공격과 코트의 빈곳을 찌르는 서브 득점을 잇따라 성공시켜 30―28로 세트를 따내 경기의 흐름을 삼성화재 쪽으로 돌려놓았다. 삼성화재는 3세트를 25―20으로 따낸 뒤 4세트 21―17에서 석진욱의 공격 득점과 신선호의 블로킹으로 23―17을 만들어 LG화재의 전의를 꺾어놓았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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