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새해인사 "내년에도 기대하세요"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8시 32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뉴밀레니엄 첫 해를 생애 최고의 한 해로 장식한 ‘황색 태풍’ 박찬호(27·LA다저스)가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복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했다.

박찬호는 “한해 동안 격려해주고 보살펴주신 팬들께 지면을 통해서나마 세배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며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박찬호가 일찌감치 ‘세배 행사’를 치른 것은 한 유명 한복집으로부터 뜻하지 않게 한복 4벌을 선물 받았기 때문. 어차피 집안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려야 할텐데 한복이 생긴 김에 먼저 팬들에게 인사를 올리게 됐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박찬호에게 올시즌은 영광의 한 해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생긴 홈런 징크스가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녔던 그는 5월말까지만 해도 4승4패의 반타작 승부에 그쳤고 양 리그를 통틀어 최고의 ‘볼넷 공장장’이란 불명예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특유의 ‘된장 뚝심’과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체력훈련의 결과 수은주가 올라가는 6월 이후 쾌조의 5연승을 달리며 생애 최고성적을 향한 줄달음을 치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진출 7년 만에 최다승인 18승(10패)을 올렸고 시즌 마지막 경기인 9월3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숙원이던 완봉승도 일궈냈다.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가 갖고 있던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16승)도 갈아치웠고 동양인 투수로는 최초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올랐다.

이 밖에도 박찬호는 리그 다승 5위, 평균자책 7위(3.27), 탈삼진 2위(217개), 피안타율 2위(0.214)에 올라 명실공히 메이저리그 최고투수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5승 옵션을 포함해 425만달러(약 51억원)를 챙긴 것만 해도 한국의 스포츠 스타 중 최고액 소득을 올린 박찬호는 재계약을 하게 될 내년 시즌에는 아무리 못해도 한해 연봉으로만 1250만달러(약 150억원) 이상을 버는 말 그대로 ‘스포츠 재벌’이 될 게 분명하다.

박찬호는 내년 1월7일 절친한 선배인 LG 유지현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출국해 미국 현지시간으로 8일부터 시작되는 팀의 자율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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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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