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시립체육관에서 열린 SK 엔크린배 핸드볼큰잔치 충청하나은행―두산그린의 남자부 결승 1차전. 충청하나은행 김태훈 감독은 경기종료 10여분을 남기고 후반 들어 벤치를 지키는 ‘오빠부대의 우상’ 최현호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최근 잦은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후반전엔 뺐는데 그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많은 여학생 팬이 ‘최현호’를 연호하며 출전을 촉구한 것.
그러나 그 순간은 수비불안으로 밀리고 있던 긴박한 처지였고 1차전을 상대에게 내줄 수도 있어 그를 선뜻 출전시킬 수가 없었다.
최현호에게 일단 몸을 풀도록 해놓고 몇분간 ‘장고’를 한 김감독은 “팬이 있어야 핸드볼도 있는 것”이라며 최현호를 기용, 소녀팬들의 함성을 자아내게 했다.
김감독은 “감독 하면서 선수 출전을 놓고 이렇게 망설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사실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지만 최현호 때문에 핸드볼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인천〓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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