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장소연 '송곳타' 팍팍…현대건설 2연승

‘알고도 당하는’ 경우는 스포츠 경기에서 흔한 일이다. 특히 배구경기는 더욱 그렇다고 배구인들은 입을 모은다. 상대팀 공격수의 성향을 뻔히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건설 센터 장소연의 이동공격. 경남여고 시절부터 세터 강혜미와 11년째 한솥밥을 먹고 있는 장소연의 트레이드마크는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짧게 끊어 치는 스파이크. 국가대표 부동의 센터인 장소연의 이동속공은 국내 경기에서뿐만 아니라 국제 경기에서도 이미 그 위력을 인정받으며 한국여자대표팀 공격의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29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도 장소연의 이동공격은 그 진가를 유감 없이 과시하며 현대건설의 기분 좋은 2연승을 이끌었다.

이날 장소연은 14득점으로 팀 동료 구민정 이명희와 어깨를 같이 했지만 공격성공률에서는 60.87%로 구민정보다 14%포인트나 앞섰다.

장소연의 이동공격이 상대에게 더욱 위협적인 것은 고감도 적중률도 있지만 그의 이동공격에 신경쓰다 보면 번번이 다른 공격수까지 놓치게 돼 블로킹벽 자체가 허물어지기 때문. 흥국생명이 이날 블로킹 득점이 단 4점에 머문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

장소연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듯 이날 현대건설 또 한명의 센터인 이명희도 펄펄 날며 승리를 이끌었다.

장소연과 번갈아 현대건설의 중앙 블로킹벽을 책임진 이명희는 블로킹으로만 팀 블로킹 득점(7점)의 절반이 넘는 4점을 혼자 따냈다.

장소연―이명희의 센터진 우세를 앞세워 3―0의 완승을 거둔 현대건설은 2경기 연속 무실세트행진을 벌이며 지난 대회 우승팀으로서의 위력을 자랑했다.

남자 대학부 경기에서는 홍익대가 풀세트 접전 끝에 성균관대를 3―2로 따돌리고 첫 승을 거뒀다. 홍익대는 5세트에서 12―14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성균관대의 잇단 범실로 17―15로 경기를 뒤집으며 기사회생했다.

남자 일반부 경기에서는 삼성화재가 전 선수를 고루 기용하는 여유를 보이고도 서울시청을 56분만에 3―0으로 완파했다

<이현두·주성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