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홍콩 칼스버그컵축구대회에 첫 출전해 데뷔전을 치른 거스 히딩크 감독(55)은 팀 전술 점검과정에서 “선수들의 전술이해도가 낮아 4―4―2시스템의 완전 구축을 위해서는 포지션별로 보완할 점이 너무 많다”고 팀 관계자들에게 털어놓았다.
히딩크감독은 27일 오후 3시45분(한국시간) 열릴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는 노르웨이와의 첫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 중 일단 큰 줄기를 보강해 첫 승리를 낚겠다는 각오다.
히딩크감독이 이틀 간의 대비훈련에서 시급히 보완을 강조한 것은 △공격 후 수비전환시 보다 빨리 각자 수비위치에 복귀할 것 △중앙 미드필더는 공격보다 수비가담을 우선할 것 △양쪽 날개는 공수 위치 선정을 신축적으로 할 것 등 3가지.
먼저 느린 공수 전환의 문제. 히딩크감독은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김도훈의 동점골 후 1분여 만에 역전골을 빼앗긴 것에 가장 큰 아쉬움을 나타내며 공격시 선수들은 미리부터 수비가담을 의식하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
미드필더들이 중앙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압박수비를 펼쳐줄 것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들이 상대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플레이메이커들을 적극 수비하고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했던 윙백들의 수비 전환이 늦어졌을 경우 이를 적극 보강해야 할 것이라는 것. 파라과이전을 하루 앞둔 26일 한국대표팀이 중앙 미드필더인 유상철 이영표 서동원을 중심으로 수비집중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 때문.
양쪽 날개로 포진할 서정원 고종수의 위치 선정 문제는 노르웨이전에서 이들이 너무 넓게 공간을 벌리는 바람에 미드필드진에서 패스가 나가기 어려웠고 미드필더들이 상대 수비에게 막혔을 때는 중앙으로 움직이거나 공을 받으러 내려오는 동작 등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
히딩크감독은 노르웨이전 후반 중반에 투톱을 이뤄 좋은 평가를 받은 김도훈―최용수를 파라과이전 공격 최전방 투톱에 내세울 계획. 만약 김도훈이 박성배와 호흡을 맞출 경우 최용수가 처진 스트라이커로 상대 수비교란과 함께 득점기회를 엿보게 된다.
‘히딩크 전술’이 적용되면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수비진의 포백시스템에서는 홍명보 이민성은 합격점을 받았고 좌우 윙백으로 출전한 김태영 심재원은 이임생 박지성 박진섭을 교체 투입하면서 능력을 테스트할 예정.
한편 파라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0위에 올라있는 남미의 강호.
‘골 넣는 골키퍼’로 유명한 칠라베르트나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산타크루즈가 빠졌지만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활약중인 디에고 가빌란을 비롯해 파울로 다실바, 루벤 말도나도 등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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