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라인의 제왕’ 안드레 아가시(31·미국). ‘잔치가 끝났다’는 얘기를 들을 법한 나이에 오히려 그는 세월을 거꾸로 사는 듯 하다.
아가시는 28일 멜버른에서 막을 내린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에서 남자단식 2연패를 이뤘다.
6번 시드의 아가시는 한 시대를 풍미한 테니스 스타 출신의 애인 슈테피 그라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15번 시드 아르노 클레망(24·프랑스)을 1시간46분만에 3―0(6―4,6―2,6―2)으로 가볍게 눌렀다.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자신의 3번째 호주오픈 챔피언에 오른 아가시는 개인 통산 7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상금은 47만3385달러. 호주오픈 2연패는 93년 짐 쿠리어(미국) 이후 8년 만에 처음.
백핸드 패싱샷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아가시는 주먹을 번쩍 들어 환호한 뒤 팬들의 기립박수 속에서 두 손을 입에 대고 멀리 관중석에 있는 그라프에게 키스를 보냈다.
아가시는 “정상을 지키는 일은 힘들고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가 충분히 있다.우승의 순간은 정말 짜릿했다. 내년에도 도전하겠다”고 기뻐했다.
클레망과의 역대전적에서 2승2패였던 아가시는 지난해에는 2연패에 빠져 승리를 낙관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완승을 낚아냈다.
86년에 프로에 데뷔한 아가시는 최근 8차례의 메이저 대회에서 5차례나 결승에 오르며 우승4회, 준우승 1회의 눈부신 성적으로 나이를 무색케 하며 시들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