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핫이슈]"등번호는 나의 분신"

  • 입력 2001년 1월 29일 15시 16분


97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된 메이저리그 특급투수 로저 클레멘스는 등번호 21번을 그대로 달기 위해 동료에게 롤렉스 금장시계를 선물하고 번호를 물려받았다. 야구선수들이 등번호에 얼마나 집착하는지를 증명하는 사례.

28일 LG 양준혁은 애지중지하던 등번호 10번을 돌려받고 만세를 불렀다. 장효조 등 대타자들이 주로 달았던 10번은 양준혁이 93년 프로입단부터 7년 간 유니폼에 부착했던 등번호. 지난해 LG로 트레이드되면서 처음으로 57번을 달았으나 올해부터 후배 안상준의 양보로 10번을 되찾았다.

야구계에선 등번호와 관련된 사연도 많다. LG 김용수는 41세까지 던지겠다고 41번을 달았고 한화 장종훈은 홈런 35개를 치겠다고 35번을 달았다. 삼성 이승엽은 95년 프로 입단시 등번호 35번인 장종훈보다 뛰어난 선수가 되겠다며 36번을 선택했다.

LG 오영일 투수코치는 현역시절 자신의 이름을 본떠 ‘501’번을 달기도 했다. 현역선수 중에 특이하게 롯데 공필성은 ‘0’번, SK 김경기는 ‘00’번을 유니폼에 새겨두고 있고 한화 송지만은 원래 61번이었으나 등번호 61번인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뜨자 98년부터 16번으로 바꿨다.

국내프로야구 영구결번은 86년 사고사를 당한 OB(현 두산) 포수 김영신의 54번을 비롯해 선동렬의 18번, 김용수의 41번 등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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