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투타, 크레스포(이상 아르헨티나) 트레제게(프랑스) 비어호프(독일) 인자기(이탈리아) 살라스(칠레) 등 세계적인 골잡이들이 뛰고 있는 ‘축구 엘도라도’ 이탈리아 프로축구 무대.
이들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별이 바로 대학입시에 실패해 프로 선수의 길에 들어선 안드레이 셰브첸코(25·AC밀란)다.
‘하얀 호나우두’란 별명이 붙어 있지만 많은 축구전문가들이 “오히려 셰브첸코가 호나우두보다 한수 위”라고 주장한다.
99∼2000시즌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득점왕(24골)에 올라 최고의 골잡이로 자리매김한 그는 2000∼2001시즌에도 현재 13골을 터뜨리며 득점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인터밀란)와 동갑내기인 셰브첸코는 70년대 ‘축구황제’ 펠레(브라질)―‘축구천재’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처럼 호나우두와 쌍벽을 이룬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출신인 셰브첸코의 꿈은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하는 학자가 되는 것이었으나 18세 때 대학 시험에 떨어진 뒤 프로선수로 전향했다. 대학 낙방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였던 셈.
94년 키예프 디나모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99년 이탈리아 무대로 옮기기 전까지 117경기에서 60골을 넣었고 이탈리아에 등장하자마자 득점왕에 올랐다. 1m83, 73㎏의 체격을 지닌 그는 화려한 기술은 호나우두에 비해 떨어지지만 패스와 공중볼 처리, 체력, 골결정력 등 다방면에서 고른 능력을 지닌 완벽한 골잡이.
몸값만 700억원대에 달하는 셰브첸코는 조국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월드컵에 출전을 못해 월드스타로 발돋움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셰브첸코가 이끄는 우크라이나는 2002년 월드컵 유럽예선 5조에서 폴란드 노르웨이 웨일스 등 강팀들을 상대로 2위를 지키며 2002년 월드컵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현역 세계 최고의 골잡이 셰브첸코. 이제 그의 최대 목표는 2002년 월드컵의 득점왕이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