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한국마라톤, 건국대에 물어보라"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43분


제주도에서 동계훈련중인 건국대학교 마라톤팀이 2001동아국제마라톤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동계훈련중인 건국대학교 마라톤팀이 2001동아국제마라톤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2001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는 ‘한국 남자마라톤의 산실’로 우뚝 선 건국대의 선후배 선수들이 막강 파워를 과시할 전망이다.

먼저 선배들. 김이용 오성근 제인모 등 ‘상무 3총사’가 모두 이 대학 출신이다. 이들은 졸업후 함께 정봉수감독의 코오롱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크고 작은 국내 대회를 석권해 왔다.

지난 2년간 슬럼프에 빠졌던 김이용은 체계적인 동계훈련으로 예전의 몸으로 돌아와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7분49초)을 깨며 우승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최고기록이 2시간12분F인 오성근도 지난해 왼쪽 무릎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한 한을 이번 동아마라톤에서 떨칠 계획. 1m82, 64㎏으로 다소 큰 체격이지만 장신에서 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쇼트피치 주법을 구사, 2시간9분대를 목표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지구력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스피드가 다소 처지는 게 흠. 이번 제주 동계훈련에선 부상없이 순조롭게 달리고 있어 컨디션이 만점이다.

제인모는 최고기록이 2시간14분52초로 김이용, 오성근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99조선일보춘천마라톤에서 우승하는 등 지구력이 뛰어나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재학생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올 4학년이 되는 이성운은 지난해 예상을 뒤엎고 우승한 정남균(삼성전자)과 같은 ‘깜짝쇼’를 펼칠 수 있는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96경부역전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이성운은 1m73, 57㎏의 좋은 체격조건에 스피드가 뛰어나다. 2시간19분12초가 최고기록으로 아직 지구력과 유연성이 부족한게 흠이지만 이번 동계훈련에서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는데 치중했기 때문에 경기당일 컨디션에 따라 선두권으로 치고나갈 수도 있다는 분석.

99년 경부역전 대학부 최우수선수인 올 3학년에 올라오는 조근형은 ‘차세대 유망주’. 지난해 20㎞ 페이스메이커로 뛰었던 조근형은 올핸 30㎞ 페이스메이커로 나서 마라토너로서의 경험축적에 나선다.

건국대출신이 이처럼 남자마라톤에서 지속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황규훈 건국대 감독의 독특한 선수관리 때문. 황 감독은 1학년땐 10㎞만 뛰게 하고 2,3학년이 돼서야 20,30㎞, 그리고 풀코스는 4학년이 돼야 뛸수 있게 한다. 너무 일찍 풀코스를 뛰게 하면 뼈를 다치는 등 잦은 부상으로 일찍 사그러 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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