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전지훈련중인 미야자키 캠프에서 ‘생존경쟁’이 한창이다.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주인공은 한국인 ‘삼총사’ 정민태(31) 정민철(29) 조성민(28).
일본프로야구에서 외국인 투수 1군 엔트리는 2명. 요미우리엔 지난해 12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메이가 확실하게 선발자리를 굳히고 있기 때문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단 한자리밖에 없다.
따라서 ‘외국인’인 이들 3명은 어떻게 해서든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야 할 처지. 당연히 훈련에 불꽃이 튈 수밖에 없다.
‘맏형’격인 정민태는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일본으로 건너가자마자 1군 캠프에 합류한 정민태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꾸준히 몸을 만든 때문인지 강도 높은 요미우리 전지훈련에서도 일본선수들과 똑같이 훈련량을 제대로 소화해 내 코칭스태프의 믿음이 깊다. 나가시마감독은 성실한 훈련 스타일과 150㎞에 가까운 그의 볼 스피드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마무리 기용까지 구상할 정도.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의 악몽에서 벗어난 조성민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조성민은 2군 불펜피칭에서 무리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6일부터 1군 캠프 합류를 지시받았다.
마키하라 히로미가 어깨부상으로 캠프에 합류하지 못해 마무리에 ‘비상’이 걸린 요미우리는 4,5명을 마무리감으로 테스트중인데 정민태 조성민도 그 후보에 올라 있다.
이에 비해 지난해 거의 2군에서 한시즌을 보낸 정민철은 올해도 전망이 밝지 않은 편.
현재 2군 캠프에서 훈련중인 정민철은 무엇보다 볼스피드가 140㎞를 넘지 않는 게 큰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 팀의 신뢰도가 낮아 실망하고 있는 정민철은 4일 일본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계약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요미우리에서 뛰고 싶지 않다. 미국에 진출해 보겠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