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히딩크 감독 "김도훈 합격"

  • 입력 2001년 2월 6일 18시 28분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흠없는 최전방 공격수'라는 극찬을 들은 김도훈.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흠없는 최전방 공격수'라는 극찬을 들은 김도훈.
‘보면 볼수록 맘에 든단 말이야….’

5일 오만에서 열린 시답클럽과의 한국축구대표팀 연습경기. 오만 전지훈련의 마지막 날인 이날 김도훈(31·전북)이 후반 33분 김현수(성남)의 어시스트를 골로 연결하자 벤치에서 지켜보던 ‘벽안의 사령탑’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은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002년에도 지금 같이만 해주면….’

히딩크감독이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 김도훈이야말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흠잡을 데가 없었다. 탁월한 골결정력, ‘코뿔소’ 같은 돌파력, 지치지 않는 체력 등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것. 1월11일 대표팀을 맡은 뒤 근 한달 가까이 훈련과 칼스버그컵 등을 통해 대표팀의 주전 ‘옥석가리기’를 해오는 동안 자신을 가장 기쁘게 해준 게 바로 김도훈이었다.

이날 연습경기에서도 김도훈은 김현수의 어시스트를 한치의 오차없이 골로 연결한 뒤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부지런히 오가다 사이드로 치고 들어가 센터링, 서정원(수원)의 머리로 띄워 줘 골을 낚아내게 하는 등 그라운드를 휘저어 3―0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히딩크감독이 그를 총애하는 이유가 이 부분. 자신이 구사하고 있는 4―4―2 시스템은 미드필드가 다소 약해지기 때문에 최전방 공격수도 미드필드를 오가며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이를 김도훈이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는 것.

게다가 김도훈은 기복 없는 꾸준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1월24일 열린 노르웨이와의 홍콩 칼스버그컵에서 동점골을 낚아낸 데 이어 27일 파라과이전에서도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무서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김도훈의 성실함도 히딩크감독을 사로잡고 있다. 24시간 축구만을 생각하며 컨디션을 최상으로 이끄는 그의 생활은 대표팀의 본보기가 될 정도.

‘프로는 프로’를 알아보는 것일까. 사실 김도훈은 항상 ‘준비된 스트라이커’란 평가를 받았지만 차범근, 허정무 감독체제에선 그다지 중용되지 못한 편이었다. 그런데 ‘실력’을 중시하는 히딩크감독이 오면서 최전방 골잡이는 ‘붙박이’로 출전하고 있다. ‘평가전’ 형식인 두바이 4개국 축구대회(8∼14일)에서도 김도훈은 스타팅 멤버로 나설 전망.

‘히딩크 폭격기’란 닉네임까지 따라붙은 김도훈. 과연 히딩크감독과 계속 ‘찰떡 궁합’을 과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한국팀은 6일 오만을 떠나 4개국 대회가 열릴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 입성, 본격적인 대비훈련에 들어갔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