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프렐류드 호숫가의 숲속 깊은 곳. 옐로나이프를 떠나 눈덮인 도로를 따라 30분(20㎞)이나 버스로 달려 도착한 북극권 툰드라의 침엽수림이다. 도시의 불빛이 사라지니 북위 62도 캐나다 북방 밤하늘의 달과 별은 그 모습이 더욱 또렷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하얗게 뒤덮은 눈 덕분에 주변은 달빛 별빛에 숲그림자가 생겨날 만큼 훤했다.
기온은 영하 28도. 철제 계단의 난간을 잡은 맨손이 쩍쩍 달라 붙을 정도다. 그러나 30여명의 관광객은 아랑곳하지 않고 숲 가운데 나무로 만든 전망대에 올라 밤하늘만 쳐다 보고 있었다. 오로라를 기다리는 것이다.
새벽 1시. 갑자기 하늘에 수평으로 옅은 구름띠 같은 것이 드리워졌다. 빛이라기보다는 구름이라 할 만큼 흐렸지만 그 실체는 오로라였다. 이 띠는 서서히 좌우로 옮겨 다니다가는 10분후 쯤 드디어 춤추듯 유려한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윽고 띠는 전자계측장비의 모니터에 흔히 보이는 복잡한 파형의 그래프 곡선처럼 변하며 점점 밝아졌고 띠의 부분 부분에서 빛줄기가 상하 수직으로 돌출했다가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오로라 댄싱’을 시작했다. 고요했던 숲은 이 천상의 곡예에 매료된 사람들이 질러대는 환성으로 가득찼다. 그러나 이것은 앞으로 두시간 동안 밤하늘을 무대로 펼쳐질 ‘환상의 우주쇼’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오로라는 마치 ‘빛으로 연주하는 교향악’ 같았다. 기승전결의 구조도 갖춰 시간이 갈수록 전 하늘로 확산되며 그 움직임과 빛 색깔 또한 빠르고 강렬해졌다. 그 모습도 점입가경이었다. 한 줄기 강한 빛이 용틀임하듯 하늘로 치솟더니 천정부분의 또 다른 빛줄기와 기막히게 합체하는가 하면 부드럽게 굴곡진 커튼 모양으로 밤하늘에 ‘하얀 빛의 커튼’을 드리우기도 했다. 색깔은 옅은 노란색부터 연두색 녹색 자주색으로 다양했다.
이날 오로라를 보러 나왔던 사람들이 숲을 떠난 시각은 새벽 3시반. 그러나 어느 누구도 영하 28도의 추위와 졸림, 그리고 허기를 불평하지 않았다. 환희와 감동, 그리고 경이로움 덕분이었다.
세상에 태어나 이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우며 화려하고 감동적인 자연의 신비를 또 다시 체험하기란 쉽지 않으리라. 그런 생각 때문에 옐로나이프를 떠나는 발길은 무겁기만 했다.
옐로나이프 남쪽의 이 호수는 겨우내내 꽁꽁 얼어 붙어 기가막힌 놀거리를 제공한다. 눈덮인 호수로는 얼음판을 가로질러 이웃 타운으로 가는 자동차도 달린다. 단 25t 이하만 통행 가능. 스노모빌을 빌려 이 호수의 눈밭을 질주하는가 하면 개 18마리가 끄는 썰매에 누워 카리부(현지 서식 사슴)모피를 덮고 하얀 호수위를 달리기도 한다.
오후에는 얼음구멍을 내어 낚시를 하고 설피를 신발에 대고 눈덮인 호수위를 걸으며 비버가 갉아 부러뜨린 나무등걸도 찾아본다. 매끄러운 물개모피를 눈위에 펴고 그 위에 엎드려 언덕에서 썰매도 타고 모닥불가에 앉아 머시멜로(캐러멜의 일종)를 구워 먹는다.
캐나다관광청(02―3455―6063)과 에어캐나다(02―779―8792), 그리고 국내 11개 여행사가 공동개발한 FIT용 고급투어 상품인 ‘로열 홀리데이즈 캐나다’로 갈 수 있다. 6박7일. 2명이상 출발 가능하며 전 일정 가이드가 안내. 낮에는 눈덮인 호수에서 개썰매와 얼음낚시, 설피트레킹을 즐길 수 있고 밤에는 오로라를 보는 일정. 북극에 서식하는 사슴종류인 카리부와 마스카트 고기도 맛본다. 제공되는 방한장비만 입으면 영하 50도에도 끄덕없다.
▽취급여행사(지역번호 02) △넥스투어 5544―777 △웹투어 558―6052 △대한여행사 585―1191 △세방여행 330―4125 △심바이투어 3443―8059 △여행디자인 552―3482 △투어터치 7750―100 △국민카드 3782―3812 △탑항공 737―6567 △허브투어 757―0606 △클럽오뜨 3445―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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