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세터 이성희와 센터 박선출. 이들은 96슈퍼리그에서 고려증권 소속으로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고려증권이 해체된 뒤 나란히 대한항공으로 이적한 이들은 대한항공 선수 중 슈퍼리그 우승의 감격을 맛본 단 두 명의 선수.
이들의 이같은 귀중한 경험이 8일 대한항공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이날 동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삼성화재 배구 슈퍼리그 상무전에서 패하면 3차대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될 뻔했던 대한항공은 이성희와 박선출의 호흡이 되살아나며 3―1로 승리했다. 1차대회에서 상무에 당한 패배를 설욕한 대한항공은 이로써 귀중한 3승째를 올리며 중간 성적 4위에 올라서 3차대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공익근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뒤 코트 적응에 애를 먹던 박선출은 이날 예전의 높은 점프가 되살아나며 중앙 속공과 블로킹으로 공격의 돌파구를 열었다.
이날 블로킹 4득점으로 서승문과 함께 팀내 블로킹 득점 1위를 기록한 박선출은 중앙 속공으로도 13점을 따내 김종화에 이어 팀 공격 득점 2위에 올랐다. 공격 성공률 68.42%에 단 하나의 공격도 상무 블로킹에 걸리지 않은 기록에서 보여주듯 박선출은 이날 상무의 중앙 블로킹벽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박선출은 수비에서도 리베로 최부식을 제치고 팀내 가장 많은 서브리시브(27)를 처리했으며 성공률도 85.19%의 높은 정확도를 자랑했다.
지난해 독일에서의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대한항공에 입단한 이성희 역시 그동안 팀내 공격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아 애를 태웠으나 이날은 38.71%의 고감도 토스 정확률로 예전의 기량을 다시 보여줬다.
한편 여자부에서도 LG정유가 슈퍼리그 9연패 주역인 실업 11년차와 9년차 노장 박수정과 정선혜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으로 1차대회에서 패배를 안겨 줬던 담배인삼공사에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5승째를 올렸다.LG정유는 담배인삼공사와 나란히 5승3패를 기록했으나 세트득실률에서 앞서 2위로 올라섰다.
<동해〓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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