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담 넘어가듯 티가 안나면서도 노련한 조련술로 팀을 몰아붙인다는 데서 선수단이 붙인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달 오만 전지훈련은 물론 두바이 4개국 친선대회 직전까지도 줄기차게 선수들을 극한 상황까지 몰아붙였다. 매일 훈련 시작 전 “오늘 오전은 한시간만”이라는 감독의 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땀을 흘린 선수들이 기진맥진할 정도가 되면 히딩크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조금만 더”라며 선수들을 쥐어짰다. 붉으락푸르락 선수들의 얼굴빛이 변해도 히딩크 감독은 먼 산을 바라보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등 딴청이다.
히딩크 감독은 또 지난달 체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만점을 받은 이영표 박지성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다소 기대에 못미치자 목표치를 제시하며 “이 정도 체력을 갖추지 않으면 내 축구 전술을 소화할 수 없다”고 은근히 압력을 가했다.
홍콩 칼스버그컵이 끝난 후에는 비디오 분석 자료를 한아름씩 선수들 앞에 제시하며 “다음 소집 때까지 이런 이런 부분을 시정하라”고 과제를 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차라리 즉석에서 잔소리 듣던 시절이 그립다”고 하소연.
<두바이〓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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