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첫째 체력, 둘째 투지…6월날씨 맞춘 선수기용

  •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42분


‘2002년 6월… 지치기 쉬운 초여름 날씨.’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수 기용 원칙을 풀이하는 암호문이다.

히딩크감독의 모든 캘린더는 오직 2002년 월드컵 본선에 맞춰져 있다. 선수 선발도 물론 이 캘린더에 따라 이뤄진다.

이영표와 박지성을 뛰는 양이 가장 많은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한 것은 이들이 지난달 자체 체력테스트에서 네덜란드대표팀의 ‘강철 선수’ 다비즈도 실패한 만점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개인기는 단기간에 개선하기 힘든 만큼 일단 초여름 날씨에 지치지 않고 상대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체력이 급선무라는 결론이다. 오른쪽 수비수 심재원의 기용 이유도 마찬가지다. 히딩크감독이 선수들에게 투지와 정신력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객관적인 실력이 상대팀에 비해 열세일지라도 홈팬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상승세를 탄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아울러 히딩크감독이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끊임없이 팀을 흔들며 전술 실험을 하는 것도 2002년 6월까지의 모든 대회를 과정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그는 틈만 나면 “점점 더 강한 팀과 맞붙어야 객관적인 전력을 점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히딩크감독은 핸디 15 정도의 골프 마니아다.

그런 그가 최근 쉬는 시간에도 골프는 아예 잊은 채 인터넷축구 정보 수집에 모든 시간을 쏟아 붓고 있다.

<두바이〓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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